[박대리보고서] IRA 최종안 발표, 한시름 놓은 K-배터리…내실 다지는 양극재 업계
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삼성SDI, 中 모터사이클 전시회 참가…원통형 배터리 기술 공개 [소부장박대리]
삼성SDI가 5일부터 8일까지 중국 상해 신국제 엑스포 센터에서 열리는 '제32회 차이나 사이클 쇼 2024(China Cycle Show 2024)'에 참가해 원통형 배터리 경쟁력을 선보였다. '차이나 사이클 쇼'는 중국자전거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4대 자전거 및 모터사이클 전시회 중 하나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40% 이상 증가한 1700여개 관련 업체가 참가했다.
삼성SDI는 'Already, All Ready!(움직이는 모든 것들에 준비된 삼성SDI)' 라는 슬로건 아래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동화에 최적화된 다양한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소개했다.
삼성SDI는 현재 주력으로 공급 중인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의 다양한 모델들을 공개했다.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20Wh급 고용량 기종은 니켈 함량 90% 이상 하이니켈 양극재를 이용해 기존 대비 10% 이상 용량을 늘렸다. 장수명 배터리는 신규 소재를 적용해 4000회 이상 수명을 확보했다. 이 제품은 급속 충전도 지원된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탭리스(Tabless) 디자인 적용 제품과 차세대 46파이 배터리를 통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탭리스 디자인은 정밀 장비를 통해 탭과 전극을 일체화하고 전류의 경로를 확장해 출력 성능을 높였다.
포스코퓨처엠, 책임광물보고서 발간…지속가능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 박차
포스코퓨처엠(대표 유병옥)이 책임광물보고서를 발간, 배터리 양·음극재 원료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책임광물보고서는 광물 채굴 과정에서 인권침해, 환경파괴, 분쟁단체 자금유입 등의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광물 구매 및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공개하는 자료다.
최근 유럽연합(EU)이 기업에 환경·인권에 대한 실사를 의무화하는 '공급망 실사지침(CSDDD)' 시행을 준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망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1년 국내 배터리사 최초로 책임광물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세 번째 보고서를 발간하며 선제적으로 공급망 관리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원료이자 분쟁광물로 분류되는 코발트, 텅스텐의 경우 책임광물 글로벌 협의체인 RMI가 검증한 광산과 공급사를 통해서만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또한 양·음극재 원료이지만 아직 RMI 인증제도가 없는 리튬, 니켈, 망간, 흑연 등도 RMI에 준하는 수준으로 자체 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美 규제에도 中 CATL⋅BYD 점유율 확대…K-배터리 하락세
올 1분기, 미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중국 배터리기업 CATL과 BYD의 글로벌 점유율은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158.8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성장했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1.9%(60.1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Ideal 등 주요 브랜드 차량 외에도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과 같은 전세계 주요 OEM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공급사 중 유일하게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BYD는 춘절의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던 지난달과 달리 3월에는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11.9%(22.7GWh) 성장률로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최근 태국을 중심으로 현지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국 외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배터리 '동박' 울고 있다…美 수혜 여부 오리무중
배터리용 음극판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들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저가 공세에 이어 전기차 시장 둔화까지 겹치면서 회복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하반기부터는 고객사 다각화 등 성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다른 배터리 소재 대비 중국발 공세에 취약하다는 점이 숙제로 남았다.
SKC 동박사업 투자사인 SK넥실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916억원, 영업손실 399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3.9%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지속했다.
경쟁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비교적 실적이 개선됐으나 불황에 따른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336억원, 영업이익 4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26.8%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6% 가량 감소한 118억원으로 추락한 이후, 1분기까지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초 동박은 국내 업체가 시장을 과점할 수 있는 고성장 소재 사업으로 꼽혔다. 얇으면서도 균일해야 하는 등 제조 진입장벽이 높아,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저품질용 동박 생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시장 내 공급 과잉이 일어났고,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밀리게 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흑연 FEOC 적용 유예' 시름 놓은 K-배터리…정부, 中 의존 탈피 9.7조 지원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친환경차 세액공제 및 해외우려집단(FEOC) 최종 규정에 흑연 적용을 2년 유예했다. 정부와 업계는 환영 의사를 보내며 공급망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 주재로 '美 IRA 관련 민관합동회의'를 개최, 배터리와 완성차 업계와 함께 최종 규정의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는 흑연의 FEOC 규정 적용에 대한 2년간 유예된 것을 환영하고, 그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대미 협의를 적극 추진해 온 정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간 흑연의 FEOC 규정은 흑연 공급망이 취약한 우리 업계의 북미 진출 확대에서 가장 큰 불확실한 요인이었다. 내년부터 FEOC 규정이 적용되면 IRA에 따른 미국의 친환경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망의 다변화 노력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러나, 흑연의 경우, 단기간 내에 공급망 다변화가 어려워 FEOC 규정을 내년부터 적용할 경우 배터리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中 제외 배터리 시장도 CATL 1위…K-배터리 점유율 전년比 3.1%↓
중국 내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제외하고도 중국 CATL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77.7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성장했다. 업체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동기 대비 5.9%(20.0GWh) 성장하며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6.5%(8.4GWh) 성장률을 나타냈다. 한편, SK온은 -7.7%(7.2GWh) 성장률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p 하락한 45.9%를 기록했다. 3사의 전기차 판매량 따른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는 BMW i4/5/X, 아우디 Q8 e-Tron과 PHEV가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Q 영업이익 43억원…전년비 29%↓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대표 김연섭)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417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한 잠정실적을 9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61억원)은 2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5%, 영업이익이 282% 각각 성장했다.
회사는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이 일시적 수요 정체(Chasm) 영향으로 전방산업 성장 기대감이 감소했지만 고객사 다변화 영향과 북미향 판매량 증가가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체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특히 북미향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0%, 유럽향 판매량은 99% 성장했다. 회사는 향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을 확대해 동박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안정적인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춘 점을 강조했다. 부채비율은 27%으로 업계 최고 수준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7433억원을 보유하며 추가 자본적 지출(CAPEX) 여력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종합] 엘앤에프 "하반기 흑자전환 목표…46파이 양극재 양산 등 성과날 것"
2개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엘앤에프가 하반기 흑자전환 및 실적 개선을 목표로 잡았다.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로 인해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Restocking)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따른 하이니켈 NCMA·미드니켈 NCM 등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아울러 테슬라 등 주력 고객사로 향하는 46파이·2170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 양산 일정이 확정되면서 관련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리튬 톨링·음극재 등 신사업, 차세대 고체전해질 개발 등 공급망관리(SCM) 강화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해 성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엘앤에프는 9일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매출 6357억원, 영업손실 2038억원을 기록한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3% 급감하고 전분기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27% 상승하며 적자 폭은 800억원 가량 줄었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 손실이 이어진 가운데, 재고자산 평가손실 832억원이 집계되며 적자가 이어졌다. 다만 NCMA90, NCM 등 주력 제품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각각 25%, 15% 증가하면서 적자 폭을 줄이게 됐다. 이후 추가적인 원재료 가격 하락이 없다면 재고평가손실은 1분기에 마무리 되고, 추가적 일회성 비용 인식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둔화에 설비투자 연기…'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내실 다지기
전기차 캐즘(Chasm)에 따른 배터리 시장 둔화가 양극재 업계의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리튬값 하락에 이어 단기적 배터리 수요마저 꺾이게 된 여파다. 이에 따라 양극재 업계가 추진하던 설비투자(CAPEX) 계획도 1~2년 가량 밀리고 있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3사는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엘앤에프는 9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357억원, 영업손실 203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3% 급감하고 전분기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27% 상승하며 적자 폭은 8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매입한 리튬 등 원재료의 재고평가손실이 올해 1분기까지도 영향을 미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따른 1분기 판매 손실 및 재고자산평가손실은 832억원이다. 여기에 연말·연초 전후로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외형 성장세도 위축된 모습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705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급감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유사한 흐름의 1분기 실적을 내놨다.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사업부(양·음극재)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817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7862억원) 대비 매출 규모는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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