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김영섭, KT텔레캅 ‘KT CEO 리스크’ 계속…이번엔 친윤 사외이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텔레캅 먹구름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KT 사법리스크에 KT텔레캅이 연루된 가운데, 사외이사 낙하산 논란까지 터졌다.
KT 사법리스크는 전 구현모 대표 시절에 촉발된 일이라면, 사외이사 낙하산 논란은 김영섭 현 KT 대표 체제에서 벌어진 일이다. KT텔레캅은 KT 정권이 바뀌어도 CEO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텔레캅은 실적 개선을 통해 통합보안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에스원과 SK쉴더스에 뒤처진 만년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관련해 올해 초 KT텔레캅 매각설까지 나왔지만, KT는 지난 2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사항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후 지난 3월29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KT텔레캅은 사외이사로 KT스카이라이프 대표 내정자에 올랐던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앉혔다. 윤정식 KT텔레캅 사외이사는 앞서,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로 발탁됐으나 자진 사의한 인물이다. 윤정식 사외이사는 윤석열 대통령 충암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KT 김영섭, 정치권 코드 인사 우려”
윤 이사가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후보로 언급됐을 때는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KT 대표 내정자로 결정됐을 시기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윤경림의 여권 달래기 일환으로 해석했으나, 윤 이사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최종적으로 김영섭 대표가 KT 수장으로 결정됐으나, KT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도 검찰 및 정치권 낙하산 논란은 계속됐다.
KT새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며 거론한 인물은 MB특보 출신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윤석열 정부 초대 홍보수석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를 비롯해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 ▲이용복 법무실장(부사장) ▲추의정 감사실장(전무) ▲김후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 등이 검찰 출신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중 이용복 법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특검수사에 나선 이력이 있다.
이뿐 아니라, KT새노조는 계열사 사외이사에서도 낙하산으로 의심되는 검찰 출신들이 등장했다고 알렸다. 신영식 KT알파 사외이사, 오인서 케이뱅크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기조가 KT텔레캅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KT새노조 이호계 사무국장은 “윤정식 이사는 윤령림 KT 후보 내정자 당시 KT스카이라이프 대표로 내정됐다가 정치권 코드 인사 논란으로 사퇴했던 인물”이라며 “이번에 슬그머니 또 KT 계열사에서 선임한 건, 김영섭 KT 현 대표 체제에서도 정치권 코드 인사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식의 낙하산 인사는 KT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직원들 여론인데, 정치권 출신 임현규 부사장,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이어 KT텔레캅 윤정식 사외이사까지 계속되는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구현모발 사법리스크도 답답한데, 에스원과 5배 매출 차이
문제는 KT텔레캅이 사외이사 논란 외에도 여러 굵직한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사외이사건까지 겹치면서, KT텔레캅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KT텔레캅은 구현모 전 KT 대표의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 중심에 있다. 구현모 전 대표는 KT텔레캅 업무를 시설관리업체인 KDFS 측에 부적절한 하청을 줬다는 혐의 등을 포함한 여러 건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를 통해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당 건은 서울중앙검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KT텔레캅 사법리스크뿐 아니라, 실적 개선도 주요 과제다. KT텔레캅은 에스원, SK쉴더스와 함께 통합보안시장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KT텔레캅은 만년 꼴찌자리에 머물고 있다.
2017년 KT텔레캅은 꼴찌 탈피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엄주욱 전 KT텔레캅 대표는 “3위 사업자를 벗어나기 위해 플랫폼 기반 보안서비스를 만들었다”며 “기존 물리보안 시장에서만 한정된 싸움은 하지 않겠다. 보안시장 탈환을 적극 시도하고 외형 확대를 가져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벽을 깨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KT텔레캅은 1분기 매출 1308억3352만원, 영업이익 50억794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3%, 45.9%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오른 호실적이지만, 여전히 에스원과 SK쉴더스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매출만 봤을 때, 에스원은 KT텔레캅 5배 매출을 올렸다. SK쉴더스 경우 4.5배다.
올해 1분기 에스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8% 오른 6628억1988만원,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487억9605만원이다.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에스원은 통합보안 재계약시점 차이에 따른 매출반영, 국내외 매출 프로젝트 증가에 따른 비용발생, 관리범위 확대에 따른 서비스 인력 채용 및 인건비 증가라고 설명했다.
SK쉴더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1% 증가한 4674억6774만원, 영업이익은 10.8% 줄어든 273억7898만원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CCTV, 주장치 등 물리보안 장비 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때문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인수금융 상환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89% 증가한 246억7124만원을 달성했다.
KT텔레캅은 “이번 1분기 실적은 지난 몇 년간 지속해온 사업본질에 대한 집중과 수익성 중심 경영결과로, 특히 주력사업인 시스템보안에서 꾸준히 매출이 확대됐다”며 “비용구조 혁신으로 영업이익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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