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이름값 했네!" 10주년 협업툴 '잔디' 성장기 [스토리팩-토스랩①]

이건한 기자

사람의 뇌는 단순한 정보보다 '이야기'를 더 좋아하고 오래 기억한다고 합니다. 디지털데일리 테크콘텐츠랩의 '스토리팩'은 혁신기업들의 주요 기술·인재·조직 키워드를 책 읽는 듯한 재미와 인사이트로 전달하는 기업별 연재 기획물입니다. <편집자주>

잔디 좋아하세요? 저는 잔디 특유의 성격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공간의 여백을 여느 꽃이나 나무보다 싱그럽게 채우는 능력, 자신보다 주변을 돋보이게 하는 겸손함을 지닌 식물이니까요. 때때로 공원에 나무 한그루 빠진 자리보단 사라진 잔디밭이 조경을 더 휑하게 만드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해요. 한마디로 없으면 비로소 허전한, 있을 땐 묵묵히 제 몫을 하는 존재가 바로 잔디 아닐까 싶은데요.

올해 10살을 맞이한 디지털 잔디, 토스랩의 메신저형 협업툴 '잔디(JANDI)'의 이야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싱그러운 풀향 가득한 잔디밭 (ⓒ AI 생성 이미지)
싱그러운 풀향 가득한 잔디밭 (ⓒ AI 생성 이미지)

잔디를 키운 건 팬데믹일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확진자 1명만 나와도 건물이 폐쇄되고 재택근무를 해야 했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모 대기업 계열사에서 '잔디 덕분에 원격근무로 즉시 전환하고 업무 연속성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해주셨는데요. 지금도 굉장히 인상 깊은 피드백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서준호 토스랩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당시를 세상 속 잔디의 역할이 가장 뚜렷해진 원년으로 꼽습니다. 더불어 "카카오톡 단체방 쓰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반문하던 이들마저 메시징 협업툴의 진가를 깨달은 시기이기도 했죠.

이를 방증하듯 잔디 가입자 수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2021년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200만 가입자란 기념비가 세워진 시기이기도 헸고요. 그런데 이를 그저 '팬데믹 대피처 효과'였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팬데믹 종식 후에도 그 가입자들 대부분이 잔디를 이탈하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더욱 늘어나 지금은 275만명에 달하는 상황인데요. 팬데믹 중 협업툴을 처음 접해본 이들이 비로소 그 효용을 체감했던 결과였습니다.

양진호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전한 또다른 일화도 있었습니다.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해 수년간 이용했던 잔디 사용 계약을 해지한 기업들이 있었어요.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이 삭감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내부 그룹웨어 및 ERP(전사자원관리) 사용 체제로 돌아갔던 그들은 결국 2~3개월 만에 잔디를 재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어요. 이미 잔디가 주는 편의성에 익숙해진 이들이 다른 도구를 쓰자 업무효율이 악화됐고, 실무자들의 불만도 속출했던 상황을 견디지 못한 것이었죠."

위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위기에서 드러난 잔디의 진가'만이 아닙니다. 사용자들에게 잔디가 협업툴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제공했다는 의미 또한 명확히 담겨 있죠. 한편으로 협업툴은 '있어 보이려고 쓰는 것'이란 일각의 비판을 돌려세운 일침이기도 하고요.

2020년 잔디 가입자 200만명 돌파 당시 김대현 대표(왼쪽)와 서준호 CTO가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 中
2020년 잔디 가입자 200만명 돌파 당시 김대현 대표(왼쪽)와 서준호 CTO가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 中

60대 임원도 쓰기 쉬우니까요

이런 잔디가 예나 지금이나 일관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모두가 잘 활용해야 진짜 가치 있는 협업툴'이란 겁니다.

현재 협업툴 시장엔 국내외 여러 강자도 많고 기능 경쟁도 치열합니다. 하지만 생산성이 중요한 시장 특성상 저렴한 가격이나 다기능만이 승부를 결정 짓진 않거든요. 적어도 잔디는 양 COO의 말처럼 "20대 신입사원부터 60대 임원까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 업무도구"로 만들어졌기에 토스랩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모토는 김대현 토스랩 대표이사(CEO)의 창업 배경에서부터 연결됩니다. 그는 '티머니'를 거쳐 국내 1세대 소셜 커머스로 유명했던 '티몬'에서도 회사의 고속성장과 거듭된 승진을 맛본 인물입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샐러리맨'이었죠. 하지만 직급이 올라도 '회사 내부든 고객이든 소통이 참 어렵다'는 문제를 계속 느꼈다고 하는데요. 결국 기업 안팎의 비효율적인 소통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고자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 바로 잔디의 탄생 배경이었습니다.

그만큼 김 대표의 잔디는 무엇보다 단순하면서 효율적이어야 했습니다.

이에 기본적으론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을 채택해 어떤 조직이든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주제별 대화방'과 '일반 대화방'의 소통 채널을 구분하되, 메시지 기록과 파일의 영구 보존이 이뤄지는 지속 가능한 대화 시스템을 구축했죠. 누가 언제 새롭게 대화방에 참여하든, 얼마나 오래전에 나눈 대화기록이나 자료를 필요로 하든 안정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여기에 프로젝트 관리, 투표 기능, 캘린더 등 조직 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각종 편의 기능들도 더했고요.

특히 잔디를 살펴보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에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들이 엿보이는데요. 사실 앞서 소개된 편의기능들은 다른 협업툴도 유사한 형태로 지원합니다. 따라서 같은 기능도 더 쉽고 잘 쓸 수 있게 만드는 UI/UX 설계 노하우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라도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는데요.

잔디 주요 인터페이스 (ⓒ 토스랩)
잔디 주요 인터페이스 (ⓒ 토스랩)

예컨대 PC 버전 기준으로 잔디의 주요 소통 기능은 시선이 먼저 닿는 왼편에 집중 배치돼 있습니다. 각종 부가기능은 오른편에 배치하되 직관적인 아이콘과 여백을 적절히 활용해 시인성이 뛰어난 편이죠. 시선이 닿는 곳마다 군더더기를 최소화해 다양한 기능 가운데서도 복잡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런 점들이 '협업툴은 어려워'란 거부감을 줄이고 모두가 쉽게 적응하도록 만드는 핵심 요소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밖에도 숙련된 사용자를 위해 모든 기능은 '단축키'로 실행이 가능했고, 단축키 목록까지 한눈에 보기 쉽도록 안배해둔 점 또한 사소해도 사용자 입장을 깊이 고민한 흔적이었습니다.

나아가 '잔디 커넥트'는 잔디의 정체성을 단순 협업 채팅이 아니라 '협업 플랫폼'으로 확고히 하는 요소입니다. 커넥트(Connect, 연결하다)란 의미처럼 여러 외부 생산성 도구들을 잔디에 연동하는 관문 역할을 하죠. 현재 ▲구글 캘린더 ▲트렐로 ▲깃허브 ▲웹훅 등 6가지 유명 생산성 도구 연동을 기본 지원하고요. 올해는 유니포스트와 협력해 ▲전자결재 ▲경비처리 ▲휴가관리 ▲근로계약 ▲전자계약 ▲세금계산서 처리 등 주요 인사관리 시스템까지 잔디와 연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노션, 피그마, 재피어 등 잔디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협업 서비스 연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잔디 커넥트 지원 애플리케이션 (ⓒ 토스랩)
잔디 커넥트 지원 애플리케이션 (ⓒ 토스랩)

보이지 않는 결정타 '인프라 최적화'

이렇게 쓸만한 기능과 편리한 사용자 환경만 제공하면 '게임 끝'일까요? 아닙니다. 이는 겉모습일 뿐 서비스 이면의 안정성 유지 및 자원관리 역량도 간과할 수 없느 요소거든요. 특히 메신저 서비스는 장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정성의 중요도가 크게 부각됩니다. 비즈니스와 직결되는 업무용 메신저는 더욱 그렇고요. 결국 잔디와 같은 서비스로 성공하려면 잘 드러나지 않는 인프라(Infra)의 효율적인 운용 능력 또한 남달라야 합니다.

토스랩의 인프라 관리 역량은 수년 전 서비스 트래픽이 30배 이상 폭증했던 시기에 잘 드러났습니다. 서 CTO에 따르면 "기본 기능 개발조차 트래픽 비용 증가와 서비스 안정성 문제로 쉽지 않았던 시기"였죠.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이 큰 대기업이라면 우선 물리적 인프라 증설처럼 상대적으로 쉬운 대응을 택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반면 토스랩 같은 스타트업에겐 돈보단 실력으로 해결할 필요가 우선되죠. 실제로 토스랩은 당시의 위기를 기회와 성장으로 전환한 케이스입니다. 큰 틀에선 협업툴 회사답게 내부 개발팀 간 소통 체계부터 재정비하고 파트별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조직 리빌딩을 통해 문제 해결 역량을 한데 모은 것이 주효했죠.

잔디 고유의 '가드닝데이'도 그 일환입니다. 이는 토스랩에서 ▲데이터 관리를 책임지는 백엔드팀 ▲신뢰성 유지에 기여하는 SRE팀 ▲잔디를 개발하는 웹팀과 모바일팀 ▲웹과 모바일의 완결점을 찍는 QA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IS/SE팀 등 코어 인력이 핵심 문제에 관한 해결 방안을 공동 모색하는 자리인데요. 이상적인 형태지만 만약 토스랩이 평소 부서 간 장벽과 이기주의를 뜻하는 사일로(Silo)가 만연했던 조직이었다면 성과를 내기 힘든 방식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토스랩 임직원들은 결국 함께 답을 찾아냈습니다. 크게는 서비스 트래픽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던 인스턴스 활용 비용은 7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죠. 더불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기업(CSP)의 자원을 미리 구매하는 방식 등 각종 비용 최적화 노하우를 정립해 올해도 인프라 비용을 전년 대비 30% 정도 절감했다고 하죠.

잔디 사용자는 매년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 토스랩)
잔디 사용자는 매년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 토스랩)

특히 이런 역량은 잔디의 서비스 지속성, 사용자 혜택과도 중요한 연결고리를 갖습니다. 잔디뿐 아니라 모든 SaaS 비즈니스는 인프라 비용의 통제 실패가 곧 수익성 악화,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수익률은 개선되고 회사는 해당 이익을 연구 및 사용자 혜택에 재투자할 여력도 커집니다. 내부적으론 직원 복지 향상 가능성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요.

토스랩에 따르면 잔디는 지금도 주요 경쟁 서비스인 슬랙(Slack) 대비 1인당 사용료가 약 45% 낮은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 중입니다. 국내외 공룡 기업들과 경쟁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토스랩 입장에선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관리 능력을 '핵심 역량'이라 더욱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때깔 고와진 잔디, 아시아로 갑니다

실제로 잔디의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토스랩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월, 서비스 9년 만에 5000여 고객사 돌파 및 첫 월간 흑자 달성이란 쾌거를 이뤘는데요. 가격 경쟁력을 끈기 있게 유지하며 이뤄낸 성과로 더욱 값지게 평가되죠. 잔디가 계획된 적자를 마치고 본격적인 캐시카우로 활약을 시작하게 된 신호탄이란 의미도 따릅니다. 토스랩에 따르면 잔디는 월간 흑자 전환 이후 상반기 순매출 유지율 100%를 유지하며 순항을 이어가는 중이죠.

여세를 몰아 글로벌 잔디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토스랩은 창업 당시 내세운 '아시아 No.1 협업툴'을 목표로 일찍이 대만과 일본을 해외사업 거점으로 키워왔고, 70개국 서비스에 이어 최근 아시아 진출 계획도 진행 중인데요. 이를 뒷받침할 시장 상황도 긍정적인 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스카이퀘스트 테크놀로지 컨설팅'에 따르면 전세계 협업 솔루션 시장 규모는 연 10%씩 성장해 2031년까지 한화 36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이죠.

(ⓒ 토스랩)
(ⓒ 토스랩)

떡잎 남다른 '잔디 AI' 티저 공개!

딥러닝에 이어 생성형 AI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AI가 생산성 향상의 핵심키로 주목받게 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비슷하고 뻔한 보여주기식 AI 전환 사례도 넘쳐났던터라, 지금은 오히려 AI란 수식어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들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했던 토스랩은 메시지의 본질인 '소통' 향상에 AI를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내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우선 서 CTO로부터 잔디 AI 컨셉의 일부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서준호 CTO (ⓒ 토스랩)
서준호 CTO (ⓒ 토스랩)

준호: "말과 글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이면서 동시에 모호성을 내포합니다. 우리가 소통 중에 자주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요. AI 잔디의 역할은 이 모호성의 문제 해결을 돕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되, 이해가 쉬워야 한다는' 전제인데요.

토스랩이 이 핵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한 건 AI 기반의 '메시지 시각화'입니다. 예로부터 시각화는 복잡한 정보의 이해를 돕는 훌륭한 수단이었습니다. 지금도 널리 쓰이는 표나 이모티콘, 아이콘처럼 말입니다. 저는 이것이 현재에도 가장 널리 쓰이는 텍스트 기반 소통에서도 사용자 간 효율적인 소통을 돕는 효과적인 툴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기존 채팅 AI가 메시지 요약이나 정보 검색 및 생성 등에 그친 점과는 목적을 달리하는 접근 방식이죠. 나아가 잔디가 단순 메시징 플랫폼에서 AI 소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고요.

또한 최근 전자기기 시장의 화두인 '온디바이스(내장형) AI'도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온디바이스 AI의 장점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거치지 않는 AI의 독립적인 동작 환경, 그에 기반한 기업의 정보 유출 우려 최소화인데요. 보안의 측면에서 잔디는 이미 'ISO 27001' 및 'CSASTAR' 등 국제 보안 인증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잔디의 기존 보안성을 보완하면서 생산성 또한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마지막은 고객군별로 최적화된 AI 모델 제공입니다. 토스랩은 그동안 기업용 메시징 플랫폼 잔디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방대한 산업별 데이터풀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산업의 특성 및 요구사항에 맞춰 미세조정(Fine-tuning)된 맞춤형 AI 모델 제작 역량도 확보했죠. 궁극적으론 고객이 자체 AI 솔루션까지 효과적으로 개발하도록 돕는 파트너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할 예정인데요. 이게 바로 토스랩의 진정한 메시징 AI 혁신이 될 것입니다."

잡은 고기라니? '고객'이죠

한편, 이번 인터뷰 전반에서 나타난 토스랩의 고객 사랑은 상당히 구체적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실 모든 서비스 기업에게 고객은 중요하지만, "고객이 최우선이죠" 같은 멘트는 행동 없이는 누구나 하는 립서비스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서비스 종속성이 강한 메시징 플랫폼은 한번 고객을 확보하면 '잡은 고기' 취급하며 그들을 뒷전에 두는 경우도 심심치 않죠. 우리 주변에도 사용자 경험(UX) 개선보단 광고 인벤토리, 잡다한 사업 관련 기능만 계속 추가하며 사용자 불편을 가중 시키는 유명 서비스들을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반면 토스랩은 철저한 동행 전략을 추구하는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사들의 잔디 활용 사례를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이었죠. 다음은 강은정 토스랩 마케팅 팀장이 직접 소개한 몇가지 사례입니다.

은정: "다양한 고객 중에서도 롯데백화점은 특별히 의미가 큰 고객사예요. 전국 50여개 지점 구성원이 잔디를 사용 중인데요. 여러 툴 중에서도 잔디팀의 자신감과 적극적인 응대, 책임감에 반해 잔디를 도입했다고 하셨죠. 또 고객사례 인터뷰 중 '잔디가 롯데백화점 업무의 처음과 끝'이라고 말해주신 점도 얼마나 감사하고 뿌듯했는지 몰라요.

GC지놈은 잔디의 확장성을 극한까지 끌어낸 사례에요. 자사 워크플로우 전반 시스템을 잔디와 긴밀히 연결해서 매일 3000번 이상의 소통, 무려 274개 이상의 커넥트 연동을 만들어 냈는데요. 잔디 개척자나 다름없다고 봐요.

스윗밸런스팀도 감동적이에요. 국내 최대 샐러드 생산처인데 제품 개발부터 생산, 온오프라인 유통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운영해요. 그런데 잔디 이전에는 생산공장 내 소통이 주로 유선 전화로 이뤄져 효율적이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 잔디 덕분에 현장 내 다양한 문제가 한번에 해결됐다고 고마워 하셨어요. 진정성이 느껴져 저희도 참 감사한 일이었죠."

이외에도 정기적인 고객사 소통, 접점 확보 노력을 지속 중인 토스랩입니다. 2023년엔 창립 9주년을 맞아 코베아와 함께 고객 9팀을 선정해 1박2일 캠핑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11월엔 '잔디 스페셜 밋업' 행사를 열어 다양한 분야의 유저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도 만들었고요. 강 팀장은 "고객 행사를 할 때마다 우리의 성장 원동력이 고객임을 다함께 되새기는 자리가 된다"면서 "올해 10주년 행사도 기대해달라"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 토스랩
ⓒ 토스랩
ⓒ 토스랩
ⓒ 토스랩

한결 같은 잔디웨이

이처럼 긴 기간 기술과 서비스, 고객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갱신해온 토스랩의 10년에선 '생기'가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생존만을 위한 고군분투했던 시간이 아니었음은 확실해 보였죠. 무엇보다 협업툴 개발사로서의 정체성과 서비스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한 본질적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는, 여전히 초기 스타트업 같은 열정이 보였거든요. 어쩌면 이 점이 여느 사업 아이템보다 소통에 민감한 협업툴을 다루는 조직의 장점이 아닐까도 싶었는데요. 이젠 수익성도 안정적 궤도에 오른 이 시기, 다음 10년을 묻는 질문조차 토스랩의 답변은 한결 같았습니다.

진호: "저희는 무리한 사업 확장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단 더 내실 있는 매출 구조를 갖춤으로써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원하고 있어요. 잔디의 지난 성장은 모두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다고 여기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앞으로의 전략이 뭐냐고 묻는다면? 앞서 잔디 AI 전략을 말씀드렸죠. 그런 도전들도 궁극적으론 새로운 고객가치 전달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관련해 올해는 상반기 유니포스트 협업 사례처럼 하반기에도 다양한 AI 피쳐들이 예정돼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