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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토아 박정민號, 출항 6개월 만에 ‘턴어라운드’…비결은?

왕진화 기자

[ⓒSK스토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SK그룹 멤버사이자 데이터홈쇼핑 업체 SK스토아의 박정민 대표가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났다. 경영 안정에 접어든 SK스토아는 정보통신 기술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유통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며 더 큰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그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커머스다.

무엇보다 SK스토아 안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국내외 대형 플랫폼과 제휴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확장할 계획이다.

3일 데이터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박정민 SK스토아 대표가 공식 취임한지 6개월을 맞은 가운데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작년 동기 대비 약 370% 성장한 13억원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4월부터 6월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며 순항 중이다.

SK스토아 안팎에선 이 성장세라면 목표한 영업이익 달성은 물론 다양한 투자를 통해 지속 성장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정민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엔데믹 이후 홈쇼핑 시장은 경기침체와 TV시청 인구 감소, 송출 수수료 증가, 소비 변화 등의 요인으로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가 위축됐다. SK스토아 역시 지난해 실적이 악화되며, 특히 2023년 4분기에는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SK스토아]

◆현장형 리더십 기반 데이터·AI·그룹 시너지에 집중…ICT 활용 ‘승부수’=그러나 SK스토어의 반전 스토리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박 대표 체제로 새롭게 구축되면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외형 성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고, 수익성 개선에 힘써 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반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이다.

SK스토아는 이러한 성과에 대해, 방송 판매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및 자사 모바일 중심의 질적 성장 추진, 비용 효율화라는 기본 체질 개선이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배경에는 조직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일일 편성전략회의 ▲주단위 상품 선정 위원회 ▲방송제작회의 ▲촬영 및 현장 모니터링 등에 참여하며 구성원 소통에 집중한 박 대표의 현장형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TV·모바일 상품 시너지 확보를 위해 소싱 조직 체계를 일원화 하는 등 원팀 문화를 구축해 조직 활동성을 높이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박 대표 취임 이후 SK스토아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것은 데이터 플레이(Data Play)다. SK그룹 계열사로서 지닌 정보통신 기술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유통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다양한 조직에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SK스토아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채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TV앱을 개편했다. TV앱 메뉴를 간소화하고 인터렉션을 직관적으로 변경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 중심의 방송 편성 최적화와 상품 포트폴리오도 강화됐다. 시간대별 고객의 연령 비중, 구입 상품 비중 등 데이터에 기반해 상품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이른 더위가 예상됨에 따라 단독 여름 신상품을 1~2주 앞당겨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데이터 홈쇼핑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AI 맞춤형 의류 사이즈 추천 서비스인 ‘사이즈톡’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역시 올해 1분기 패션의류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사이즈 불만(약 54%)이 상품 반품·교환의 주된 요인으로 나타나 이를 해소하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이밖에도, 올해 2월부터 SK스토아 내 SK텔레콤 T멤버십 대상 상품 수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등 고객 전용 이벤트를 강화했다. 그 결과, T멤버십 카드 등록 고객 수는 1년 4개월 만에 2.7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T멤버십 고객의 SK스토아 상품 일간 평균 구매고객 수 역시 지난해 대비 85% 높아지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초에는 SK텔레콤에서 운영하고 있는 AI 큐레이션 커머스이자 SKT 고객 전용 문자 쇼핑 서비스인 티딜(T deal)에도 입점했다.

[ⓒSK스토아]

◆전략적 투자 통한 미래 지향적인 쇼핑 경험 창출 노력=SK스토아는 단기적인 재무 영향을 감수하면서도 미래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데이터 홈쇼핑 사업자로 활로를 모색하면서 데이터 플레이, 콘텐츠 커머스 플레이(Content Commerce Play), 타 플랫폼과 제휴 등 AI커머스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AI 성우, AI 카피라이터 등 AI 기술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신상품과 단독 상품, 효율 우수 상품을 편성함으로서 탄탄하고 지속적인 수익성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고객이 SK스토아만의 가치를 다양한 채널에서 심리스(Seamless·매끄럽게)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TV와 모바일 두 채널의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른 바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그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TV와 모바일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고객 구매 전환율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TV와 모바일 앱 사용자 정보·환경(UI/UX)를 꾸준히 개선하고,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어떤 채널을 이용하든지 일관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정교한 통합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박정민 대표는 “모바일과 TV 쇼핑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이 원하는 채널에서 일관되고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고 더 나아가 ‘AI커머스’로 향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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