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혹평? 최종편 빌드업 과정"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국내 첫 장편 크리처물이자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K-콘텐츠로 손꼽힌다. '킹덤'에 이어 시즌제 제작이 결정되면서 후속 시즌이 공개된 지난해 당시, 상대적으로 전편에 비해 재미요소가 반감됐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오는 19일 공개되는 시리즈의 최종편 '스위트홈 시즌3'에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스위트홈 시즌2가 최종편인 시즌3의 빌드업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시즌2를 버리는 카드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확장된 세계관을 비롯한 이야기의 대단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설명' 및 '스토리 확장'에 중점을 뒀다는 의미다.
17일 열린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행사에서도 이런 관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와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과의 일문일답.
Q. 넷플릭스에선 시즌2가 제작되면 성공한 콘텐츠라는 평가가 있는데, 공교롭게도 시즌2로 나온 콘텐츠들이 전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해당 사례를 보면 웹툰이 원작인 경우가 많은데 시즌제로 갈 때 빈약해지는 서사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보완을 할 수 있다고 보나.
A. 이기오 디렉터: 웹툰의 거리감에 대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 같진 않다. 다만, 아무래도 첫 번째 시즌에선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세계관을 알게 되는 재미가 주는 신선도가 매력이기 때문에 후속 시즌은 그것과 다른 재미 요소를 줘야하는 숙제가 생긴다. 성공 여부는 보시는 분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후속 시즌의 경우 원작에 없는 내용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점점 재밌어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콘텐츠도 존재한다.
A. 하정수 총괄: 스위트홈 관점에서 보자면 시즌2를 만들고 다음 시즌을 제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동시 촬영을 진행했다. 시즌2의 경우, 이야기적으로 시즌3를 위한 빌드업이 굉장히 많았다고 본다. 감독님도 스위트홈 시즌3를 봤을 때 시청자들이 만족하고 충족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이런 측면이 아닐까 하고 저는 그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스위트홈 시즌2가 (시즌3을 위한) 굉장히 큰 빌드업이었다고 생각한다.
Q. 넷플릭스가 만든 결과물이 대중적으로 전 세계에 확산되는 계기나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나.
A. 이기오 디렉터: 콘텐츠업계에 종사하는 그 누구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결국 (글로벌 시장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이야기가 있어야 되는 게 첫 단계다.
제가 고무적으로 보는 부분은 우리나라의 창작자, 이야기꾼들은 전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분들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훌륭한 이야기꾼들이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준비하시고 저희가 잘 도와드린다는 목표로 임하고 있다. 그렇게 전 세계에서도 공감대, 재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 있다.
A. 하정수 총괄: 덧붙이자면 저는 이야기 속에 차별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경쟁력 부분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 그게 어떤 부분이냐 하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프로덕션 산업에 대한 트레이닝이었던 것 같다. 사실 저희도 내년 혹은 내후년 어떤 작품들이 트렌디하게 떠오를 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전 제작(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부터 많은 교육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국 프로덕션 산업이 문화를 만들어간다고 본다. 과거 영화 스탭으로 재직할 당시 헐리우드 작품들 보면서 도대체 저런 기술은 한국에서는 못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잡지를 보고 공부한다고 다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같이 해야 되기 때문이다.
혼자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보니 함께 해보자는 제안과 시도가 프로덕션에 도움이 된다. 이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메시징하는 것들을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이응복 감독이 '스위트홈 시즌3 시리즈 제작 당시 넷플릭스가 많은 힘이 됐다'는 말을 반복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준 것인가.
A. 이기오 디렉터: 우선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신 부분이 감사하다. 감독님과 했던 시즌3만의 고민을 예로 들자면 이 이야기 대단원의 막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였다. 우리가 두 시즌 넘게 뵜던 인물들의 여정에 어울리는 마무리는 어떤 것이며 그걸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시즌2가 추가된 등장인물과 그들의 또 다른 여정이 펼쳐지는 이야기였다면 시즌3의 펼쳐졌던 이야기가 한 곳에 모아지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엔딩을 주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독님과 많이 논의했다.
A. 하정수 총괄: 감독님과 협업하면서 느꼈던 부분은 귀가 열려 계시다는 점이다. 결국 감독님도 원하는 건 시청자에게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는 부분이고 저희도 그 퀄리티에 대한 집착을 많이 했다. 시즌2, 3를 동시에 촬영하며 이야기의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을 많이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독님과 빠른 시간 안에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의 프로세스나 VFX 측면에서 굉장히 대화를 많이 했다. 대화를 하며 감독님이 구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지 이야기했다.
Q. 한국에 어울리는 시즌제 도입을 고민한다고 했는데 기존 시즌제와 어떤 차이가 있나.
A. 이기오 디렉터: 한국에서 하면 좋을 시즌제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어떤 양상의 이야기가 될 지, 구조적이나 사업적으로나 어떻게 판을 짜야 매끄러울 지는 상황마다 다르다. 시즌제의 주기,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등 정말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단일 시리즈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그래서 그 길을 찾았으면 좋겠고 아직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이기오 디렉터: 스위트홈은 시즌1부터 3까지 5년의 여정이 있었는 데 저에겐 너무나 자랑스럽고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구현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장면들인데 5년이 지난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저 정돈 찍을 수 있지 하면서 보게 된다. 참 감개무량한 기억이다.
스위트홈과 함께 해주신 감독님, 작가님들, 제작진, 배우분들도 너무 자랑스럽고 멋있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작품인 데 앞으로도 좋은 도전을 이어나가서 시청자들에게도 꾸준히 새로운 즐거움을 드리고 우리나라의 멋진 이야기꾼들의 좋은 도화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A. 하정수 총괄: 생각해보면 스위트홈은 시즌1부터 '도전'의 시작이었다. 5년이 흐른 지금의 시점에서 스위트홈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작품들의 퀄리티가 발전했다. 오히려 지금은 미국 헐리우드 제작팀들이 '이런 부분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어' 같은 질문을 해올 정도로 환경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 국내 콘텐츠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스위트홈이 첫 시작이자 도전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그 도전들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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