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보고서] 각형 수주 논의 돌입한 LG엔솔, 합병으로 위기 타개 나선 SK온
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LG엔솔, 美·EU 수주 논의 돌입…각형 배터리 물꼬 트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유럽 유수 완성차 업체와 각형 배터리 수주를 위한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주 협상 결과에 따라 파우치형·원통형에 이어 각형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개발 중인 각형 배터리 수주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파악된 수주 프로젝트는 유럽, 미국 고객사 총 2건으로 알려졌다. 고객사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 관측에 따르면 BMW·제너럴모터스(GM) 등과 논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전기차용 제품으로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는 각형 수요에 따라 관련 폼팩터 개발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 전극을 담아 포장한 폼팩터다. 각형은 얇은 필름에 전극을 압착한 파우치형 대비 셀 당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가스 배출·외부 충격 등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각형 배터리의 매력도가 커진 이유는 높은 안정성 덕분이다. 파우치형은 약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내부 가스가 발생할 경우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으나, 각형은 가스 배출구의 존재와 단단한 외관 덕에 비교적 안전하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기(Chasm)에 따른 원가 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형이 셀투팩(CTP)·셀투샤시(CTC)·셀투바디(CTB) 등 부품·셀 탑재 수량을 줄이는 방식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우치형은 CTP을 적용할 때 특정 프레임 안에 셀을 탑재하는 과정이 있지만, 각형은 별도 추가 조립없이 팩·차체 등에 곧바로 탑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각형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주목 받는 요소다. 과거 각형은 전극을 둥글게 말아 젤리롤(Jellyroll) 형태로 제조했는데, 이 경우 캔 내부에 전극으로 채워지지 않는 불용 공간이 발생하기 쉬웠다. 최근에는 전극을 잘라 적층하는 스태킹(Stacking) 공정으로 불용 공간을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방식이 나오고 있다.
'실적 바닥' 진입한 양극재…적자생존 구도 심화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올해 초 급락한 리튬 등 메탈가격의 여파와 전기차 부문 수요 절벽이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 등이 예상돼 실적 회복이 예상되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대한 트럼프 리스크 등 대외변수에 따라 적자생존 구도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675억원, 영업손실 12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4%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0.6%,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수치다. 포스코퓨처엠의 컨센서스는 같은 기간 매출 1조363억원, 영업이익 19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62.9% 하락,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9%, 영업이익이 4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의 예상 2분기 매출은 6820억원, 영업손실은 626억원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1% 급락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다만 양극재 일부 제품의 출하량 증가와 재고에 따른 가격 여파를 일부 상쇄하면서, 전분기 2038억원이었던 영업손실 폭을 600억원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극재 업계의 부진한 실적은 연초 시작된 리튬 등 양극재 핵심광물 가격 급락 여파 때문이다. 양극재 판가가 원료 가격 하락 추이에 따라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 영향이 2분기까지 지속되며 부진한 실적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2분기 심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순수전기차(BEV) 물량 감소에 따라 주요 배터리 고객사의 공장 가동률이 현격히 떨어졌고, 이에 따라 양극재 출하량이 덩달아 떨어지면서 매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캐즘 후폭풍 2분기…가슴 쓸어내린 'LG엔솔⋅삼성SDI' 위기의 'SK온'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후폭풍이 강타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덕분에 적자를 면하며 한숨을 돌리고,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큰 낙폭 없이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며 본격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오는 25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30일 삼성SDI, 내달 1일 SK온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상반기 결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2분기에도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전기차 완성차 업체(OEM)들이 생산을 축소 여파가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데다 연초 급락한 리튬 등 원료 가격이 판가 부정적 시차 효과를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가장 먼저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도 이 같은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 반영 덕에 흑자를 유지, 가슴을 쓸어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75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망치를 하회 어닝쇼크다.
그럼에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 영향이 컸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AMPC는 4478억원으로 1분기(1573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 2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며 반영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525억원으로 전분기(-316억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자산 106조 에너지 공룡 탄생…SK이노-SK E&S 합병 결의
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과 SK E&S가 합병해 현재 에너지(석유, LNG 등)와 미래 에너지(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 배터리, ESS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한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한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등극하게 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다음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각각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는 한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등 3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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