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코팅만해도 AMPC 받는 '분리막'…업계 저울질 이유는?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분리막 제조 공정 중코팅만 미국 현지에서 하더라도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최종안에도 국내 분리막 기업들은 여전히 북미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커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30D) 및 해외우려기관(FEOC) 등 최종 가이던스에는 분리막과 같은 '배터리 부품'은 북미에서 50% 이상 제조 및 조립해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구성 요소 중 단 한 곳이라도 FEOC에서 조달받을 경우, IRA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기차 배터리 구성 요소 중 분리막은 '코팅 분리막'만 포함, 재료는 포함하지 않았다. 재료가 배터리 구성요소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국내 분리막 기업들의 미국 사업 환경은 크게 개선된 상태다. 분리막은 원단이 되는 폴리에틸렌(PE)을 국내 업체에서 주로 매입, 제품으로 성형한 다음 코팅해 제품화하는데, 원단 가공 등은 미국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AMPC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서다. 미국에 완전한 생산 라인을 구축하지 않고, 코팅 공정만 위한 라인만 구축하면 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국내 다수 분리막 기업은 북미 진출을 검토할 뿐, 투자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미국 대선 이슈 등에 따라 정책 변동성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팅 라인만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1000억원 이상의 투입돼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부담이 큰 건 사실이다"라며 "직접적인 IRA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판매 둔화 자체가 영향을 미치는 구조이다 보니, 리스크를 최소화는 시점에 투자를 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트럼프 암살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여론이 기울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지율 격차가 격화되며 부담을 느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격 사퇴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전기차를 비롯한 현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전반을 '사기'(Green New Scam)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기차 정책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 분리막 기업들은 미국 대선 이후 북미 투자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지역은 북미뿐 아니라 캐나다·멕시코 등이 거론된다.
김철중 SK아이테크놀로지 사장은 연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북미 투자는 기회이자 부담이다"라며 "IRA와 FEOC 세부규정이 발표 이후 회사에 대한 러브콜이 늘고 있지만 미국 대선 리스크가 커 가늠하기 어렵다. 의사결정을 한다면 미국 대선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분리막 기업 더블유씨피(WCP) 역시 대선 이후인 내년 초를 예상한다. WCP는 "생산 거점을 북미 또는 타지역에서 마련할 것인지는 올해 대선 이후 IRA 법 변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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