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파 두렵다" 대규모 IT 대란에 눈치 보는 외산 보안기업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국내에 진출한 외산 보안기업들이 정보기술(IT) 대란에 따른 여파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지목된 가운데, 유사 사업을 영위하는 이들에 대한 잣대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IT 대란은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내부 관리체계 오류 때문으로 파악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은 중간 보고서를 통해 "모든 조사가 완료되면 근본 원인 분석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 파라메트릭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외한 미국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124곳은 이번 사태로 시스템 먹통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피해 금액은 5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 약 7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국내 진출 외산 보안기업들 사이에서는 "남 일 같지 않다"는 공감의 목소리가 피어오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안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서다.
외산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논할 때 '양날의 검'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듯, 보안 제품을 도입할 때에도 비슷한 관점을 가진 이들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따른 여파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민간을 넘어 공공에서도 보안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 사태로 인해 보안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다는 측면에서다. 이 관계자는 "결국 남은 건 신뢰의 문제"라며 "보안 제품의 근간이 문제로 떠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공 영역에서 외산 보안제품에 대한 도입 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산 클라우드보안 기업 관계자는 "국산 보안기업 육성을 이유로 외산 제품 도입을 망설이는 기관도 다수"라며 "이번 사태에 따른 신뢰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부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추후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송전과 이에 따른 업계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현장에서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향한 비난의 빗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위스 취리히 공항은 이번 IT 대란으로 인해 비행편이 지연되고 취소된 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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