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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에 불법 스트리밍 앱이 버젓이...애플, 또 속았다?

이건한 기자
ⓒ 애플 미국 앱스토어
ⓒ 애플 미국 앱스토어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앱스토어에 앱 등록 시 엄격한 사전검수로 유명한 애플이 망신을 당했다. 불법복제 콘텐츠가 포함된 스트리밍 앱이 지난달 중순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지만 불과 2주만에 또다시 등장한 까닭이다.

31일(현지시각) 애플 전문외신 ‘나인투파이브맥’은 ‘Collect Cards’란 이름의 앱을 비롯한 다수의 불법 스트리밍 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해당 앱들에는 넷플릭스, 디즈니스+, 아마존 프라임 오디오, HBO 맥스, 애플TV+ 등 해외의 거의 모든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의 콘텐츠가 게시돼 있다.

폐쇄적 생태계를 지향하는 애플은 라이벌 안드로이드와 달리 앱마켓에 등록되는 모든 앱을 사전검수한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을 위배하는 앱은 통과가 어렵다. 앱 검수를 위한 수백명 이상의 인력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나인투파이브맥은 불법 앱 개발자들이 일종의 ‘지오펜스(Geofence)’를 적용해 미국 애플 직원들을 속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오펜스는 특정 지역 내에서만 작동하는 가상의 경계선이다. 설정 지역 내에 진입하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와 상호작용해 정보를 송수신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하는 용도로 쓰인다. 나인투파이브맥은 불법 앱 개발자들이 이 같은 원리로 미국에선 해당 앱들이 불법성이 없는 기본 인터페이스로 보이도록 하고, 그 외 지역에선 숨겨진 스트리밍 기능이 보이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앱은 지난달 19일 나인투파이브맥 보도 직후 애플이 삭제했으나 31일 기준 여러 앱으로 다시 게시된 것이 확인된 상태다. 앞서 삭제된 앱은 브라질에서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 이와 유사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7년 우버가 애플 쿠퍼티노 본사에 대한 지오펜스 기능을 개발했다는 혐의다. 당시에도 애플 본사 안에서 앱을 실행할 경우 그들이 금지하는 사용자에 대한 웹 추적 코드를 자동으로 비활성화 숨기는 방식이었다.

한편, 나인투맥이 보도한 불법 스트리밍 앱은 현재 국내에서는 접속되지 않는 상태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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