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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D-3...'출근길 말말말'로 본 유상임 과기정통부 후보자는

채성오 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가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가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3일 뒤인 오는 8일 진행되는 가운데, 인사청문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언급했던 정책적 관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유 후보자는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로 첫 출근에 나서며 소재·부품 분야를 포함한 과학계 연구·개발(R&D) 정책에 대해 전문성을 어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제가 임용되면 얼마나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충분히 찾아본 후 과학기술계가 전부 자긍심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이 외에도 제가 현장과 부단히 소통하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과학기술계 현안'에 대해 강조했다.

◆소재·부품 등 과학기술 전문성, 적극 반영 강조

이런 과학기술 관련 자신감은 그의 이력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유 후보자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 졸업 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 후보자는 미국 에너지부 소속 에임즈 박사후연구원, 일본 철도종합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객원교수,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장, 한국세라믹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꾸준히 소재·부품 등 과학기술계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주요 약력. [ⓒ 디지털데일리]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주요 약력. [ⓒ 디지털데일리]


첫 출근길부터 유 후보자는 과학기술계의 R&D 정책 및 이공계 기피현상 등에 대해 인식 제고 및 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유 후보자는 R&D에 대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 후보자는 "국가 R&D 예산 편성 과정에서 과학기술계와 소통 부족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앞으로 각계 각층 전문가들뿐 아니라 현장 연구자들과 적극 소통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R&D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엔 글로벌 R&D 협력 방안에 대해 "AI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선 국제협력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과 협력 가능한 한국 연구자를 빨리 찾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경비를 아끼는 쪽으로 (정책을 진행) 해왔는데 경비를 더 쓰더라도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엔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장 심했던 외환위기 당시) 연구자가 엄청 해고돼 굉장한 우려가 있었는데 30년이 지났음에도 계속 사회문제로 남아 있다"며 "젊은 인재들이 과학기술계에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도 인지하는 만큼 저도 거기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 후보자는 출연연의 대형 연구사업을 막고 있다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PBS는 연구자가 외부과제를 수주해 인건비를 충당하는 제도이지만, 과제 파편화로 이어져 대형 연구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장관이 되면 출연연을 다시 한 번 리뷰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PBS를 시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텐데 어떤 장점과 문제점이 있는 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 유 후보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지원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현장 소통도 약속했다. 그는 "AI 반도체의 경우 전기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저전력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자인 설계에 따라 저전력 반도체 성능이 달려 있는 만큼 팹리스업계와 만나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SW·보안은?…"필요성 이해, 노력할 것"

유 후보자는 통신, 소프트웨어(SW), 보안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다만 전문성을 지닌 과학기술계 현안에 비해 관심도는 다소 낮아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5G 28㎓ 주파수 대역 할당대상법인 취소가 확정된 후 유 후보자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재선정 가능성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취소 처분을 확정한 과기정통부는 향후 관련 사업 재추진을 위해 경제·경영·법률·기술 분야 학계 전문가와 유관기관 전문가들로 연구반을 구성 및 운영키로 결정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 준비사무실로 진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 준비사무실로 진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4 이동통신 사업 재추진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유 후보자는 "통신비를 낮추는 등의 단순한 결정에서 벗어나 AI 등 급격한 변화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볼 문제"라며 "연구반이 광범위하고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통신사를 늘리는 것은 대책을 내려고 과기정통부 내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저는 장관이 되면 관련 의견을 나누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W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유 후보자는 "AI시대 게임 체인저로 등장하고 있는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부문 예산을 강화하겠다"며 "(관련 분야 예비타당성조사 예산에 대해서도) 빠져선 안 될 부분은 제가 역량껏 안 빠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윈도 보안 SW 업데이트 관련 장애에 대해선 "이미 많은 방안이 제시돼 있지 않냐"며 "우리만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유 후보자는 개청 100일을 앞둔 우주항공청에 대해 "우주청이 밑그림을 그리고 나갈 수 있도록 정책으로 서포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일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 후보자는 '위장 전입' 및 '장남 병역기피' 등의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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