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찍먹] “시간 가는 줄 몰라” 넥슨 ‘슈퍼바이브’, 완벽한 첫 인상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욕 나오게 재밌는 게임.”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신작 ‘슈퍼바이브’ 알파 테스트에 임한 소감이다. 슈퍼바이브는 경쟁과 생존, 협동, 탐험 요소를 두루 아우르는 재미가 물씬 담긴 작품이었다. 아직 알파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완성도도 매우 높았다. 개발사 포부대로 ‘1만 시간짜리 게임’이 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이 엿보였다.
슈퍼바이브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 등을 개발한 베테랑 개발진이 모여 설립한 띠어리크래프트게임즈가 개발 중인 작품이다. 2020년 하반기 개발에 착수해 현재까지 북미와 유럽 권역에서 50회 이상의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며 담금질 중이다.
슈퍼바이브는 사냥과 파밍 등으로 각자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좁아지는 자기장과 적을 피해 최후까지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적으로는 2인이 팀을 이루는 듀오, 4인 구성의 스쿼드를 지원한다. 스쿼드 기준으로는 총 10팀이 한 전장에 투입된다.
개발사는 슈퍼바이브 장르를 액션 샌드박스로 소개했다. 상상하는 액션 재미를 게임 속에서 마음껏 구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일부터 4일(한국시간)까지 진행된 알파 테스트를 통해 접한 슈퍼바이브에는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나 3인칭 슈팅(TPS), 배틀로얄, 난투 등 경쟁 액션 장르 재미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물론 시중엔 이와 유사한 시도들을 한 게임들이 적지 않다. 다만 슈퍼바이브는 여러 장르 요소를 통일감있게 배치한 데서 나아가, 독창적인 맛을 내는 데까지 성공한 인상이었다.
특히 게임 핵심인 전투 시스템 재미는 괄목할 만 했다. 알파 단계인데도 조작감과 타격감이 상당히 우수했고, 스킬에 따른 시각 효과도 과하지 않게 구현돼 어지러운 한타 속에서도 전투 집중도가 높았다. 스쿼드 기준 한 판 당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20여분 정도로, 전반적인 속도감도 높아 적은 피로감 속에서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짜릿한 협력 전투 재미도 인상적으로 구현됐다. 테스트에선 총 15개의 ‘헌터(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각기 특성과 스킬이 다채로운 데다, 역할군도 ▲파이터 ▲이니시에이터 ▲프론티어 ▲프로젝터 ▲컨트롤러로 잘 분담돼 다채로운 플레이 경험을 선사했다.
기자가 애용한 헌터는 ‘펠릭스’다. 펠릭스는 화염 방사기를 다루는 헌터로, 주로 전방에서 딜링을 담당한다. 한 번에 막대한 대미지를 쏟아 넣지는 못하지만 스킬 대부분이 상대 회복력을 억제하고 지속적인 피해를 주는 도트(dot) 대미지 특성을 갖고 있어 장기전에 유리하다.
다만 전방을 불바다로 만드는 궁극기와, 주변 상대를 한 곳으로 모으는 핵심 스킬을 이용하면 단번에 광역으로 막대한 대미지를 쏟아부을 수 있었다. 군중제어기를 보유한 헌터와 호흡이 특히 좋아서, 몇 차례고 그림 같은 한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파이터로 분류된 ‘슈라이크’는 주력 딜러로 활용이 가능했다. 격발 당 딜레이가 매우 크지만 한 방 한 방이 상대 허리를 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 슈라이크를 핵심 딜러로 보유한 팀의 경우 우월한 사거리와 대미지를 이용해 거리를 유지하며 선제 타격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었다. 다만 상대가 빠르게 거리를 좁혀 벌어진 난전에선 힘이 크게 떨어졌다.
조합에 따른 특장점이 존재하고 전장 각 지역당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형지물 형태도 다채롭기 때문에, 조합과 전장에 대한 이해도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역량이 부각되지 않는 형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논타깃을 기반한 슈팅 액션이 펼쳐지기 때문에, 손만 된다면 1대4 세이브라는 짜릿한 장면도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했다. 저주 받은 팀운 때문에 ‘남 탓’을 할 일은 적을 것으로 보였다.
곳곳에서 파밍할 수 있는 여러 액티브 아이템도 전투 재미를 다채롭게 했다. 광범위한 장소에 막대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핵’이나, 좁은 지형에서 힘을 발휘하는 ‘터렛’ 등의 아이템을 이용하면 상대와 아이템 격차가 나더라도 상황을 타개할 수 있었다.
이외 글라이더를 이용한 활공 전투가 가능해 공중으로 상대 진영에 침투해 습격하거나, 반대로 날아서 공격해 오는 상대를 격추시켜 떨어트리는 재밌는 장면도 곧잘 연출됐다.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생존 재미도 입체적이었다. 슈퍼바이브에선 팀원들이 죽더라도 부활이 가능한 특정 지점으로 이동해 재차 설욕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좁아드는 서클과 적과의 전투를 피해 소극적으로 게임에 임하거나, ‘리겜(Re-Game)’을 할 필요가 없단 얘기다.
다만 부활 시도시 미니맵 등을 통해 상대에게 위치가 발각되는 형태라, 피도 눈물도 없는 집요한 상대를 만나면 쫓겨만 다니다 끝내 전멸 당하는 장면도 종종 나왔다.
배틀로얄 매력을 부각할 수 있는 전장 디자인 설계에도 세심하게 공을 들인 인상이었다. 전장에 배치된 수십 개의 지역별 콘셉트가 저마다 다른데다, 여러 기믹도 곳곳에 존재해 파밍 과정에서의 무료함이 덜했다. 일례로 플레이어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레이저가 발사되는 특정 구간에선 플랫포머 장르에서나 볼 법한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전장을 크게 가로지르는 열차였다. 대개는 고성능 아이템을 싣고 있기 때문에 열차 위 전투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속도도 매우 빠른 터라 서클 외부에서 오랜 기간 파밍하다가 이를 이용해 중심부로 신속하게 이동하는 등 전략적 활용 요소가 다분했다. 때로는 열차가 다가오는 걸 눈치채지 못해 ‘로드킬’을 당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다만 파밍 요소는 다소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기믹을 갖춘 유니크 몬스터가 등장하는 등 PvE(몬스터전투) 요소는 PvP(이용자간대전) 만큼 재미있게 구현됐지만, 아이템 가짓수가 부족하고 보유 능력치도 단순 스탯 증가에만 치중된 것이 대부분이라 파밍 욕구가 떨어졌다.
같은 색깔로 표현되는 동일 등급 아이템끼리는 능력치 비교도 쉽지 않아서, 나중에는 확실하게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아니면 들여다보지도 않고 지나치는 일이 잦았다.
별개로, 슈퍼바이브에선 이스포츠로의 확장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톱뷰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돼 이스포츠화의 필수 조건인 직관성이 뛰어난 편이고, 한 판 당 밀도도 높은 편이라 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됐다. 헌터 간 밸런스를 잘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대로만 개발 기조를 이어간다면 슈퍼바이브는 그간 MOBA나 슈팅, 배틀로얄 장르를 즐겨왔던 이용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구끼리 즐기기도 좋으니 향후 PC방을 점령할 차세대 게임이 될 자격도 갖췄다. 벌써부터 다음 테스트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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