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체면구긴 업비트… 법원, "업비트때문에 루나 제때 못팔아 손해" 개인투자자 승소 판결

최천욱 기자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가 개인 투자자와의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민사70 단독 박재민 판사)은 지난달 25일 이모씨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를 상대로 제기한 1억56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두나무가 이씨에게 1억47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모씨의 손해배상청구액 약 1억5600만 원 중 1억4700여 만 원을 인용했다.

앞서 이모씨는 지난 2022년 3월 24일 업비트 거래소 내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던 ‘루나’ 코인 1310개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본인 명의 전자지갑에 보냈지만 이 과정에서 2차 주소를 잘못 기재했다.

이후 바이낸스측은 이모씨가 이체한 코인 중 일부 수수료를 떼고 반환했다.

그런데 바이낸스가 이 ‘루나’ 코인을 이씨의 전자지갑이 아닌 업비트 자체 전자지갑으로 보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이모씨는 업비트 측에 오입금 사실을 알리고 코인 반환을 요청했으며, 자신의 암호화폐 이전 내역과 전자지갑 주소 등도 함께 전송했다.

그러나 업비트측이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내부 절차를 마련한 뒤 복구해주겠다고 했고, 가상자산의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트레블룰’은 2022년 3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업비트는 이모씨가 같은 해 5월 9일까지 10차례 넘게 입금을 요구했으나 트래블룰을 위한 규정을 만든 뒤 해결해주겠다는 답변만 반복했고, 그러던 가운데 그해 5월 10일, 테라 코인 사태가 터지지면서 그와 연동된 루나도 폭락했다.

만약 업비트측이 이모씨의 코인반환 요구를 적기에 응대했다면 이모씨는 매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테라‧루나 폭락사태 이후, 이모씨가 입금 당시 1억4700여 만원에 달했던 유분은 560원으로 줄어들어 투자금이 사실상 모두 날라갔다.

법원은 업비트가 사전에 회원의 출금청구권 행사를 위한 방안을 마렸했었어야 한다고 보고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소송전에서 두나무측은 ‘회원이 잘못 기재한 주소에 대한 사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약관 규정을 들어 대항했다.

그러나 법원은 “거래소 전자지갑으로 반환된 경우에도 거래소가 항상 아무런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면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