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티메프 사태’ 우왕좌왕 속, 틈새 공략하는 C커머스…“기회는 지금”

왕진화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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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로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다시 격변기를 맞았다. 티몬·위메프를 정조준하던 정부가 유사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 전반 점검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만큼, 현재 자본잠식 상태 기업들에게도 예상치 못한 위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 초 국내 초저가 공세 행보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들의 틈새 공략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C커머스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알리익스프레스는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초저가 공세는 물론, 수수료 0원 혜택으로 국내 판매자(셀러) 및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가 만 20세 한국인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조사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의 7월 결제추정금액은 각각 2479억원과 588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3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4억원 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와 테무의 올해 1월에서 7월까지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2조2938억원으로 2023년 누적 결제추정금액인 2조3227억원에 맞먹는다.

[ⓒ알리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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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와의 간격 좁히는 알리…신뢰 상승에 주력=지난해 누적 결제추정금액을 반기 만에 경신한 C커머스의 기세는 심상치 않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소비자 이탈,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C커머스와의 점유율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러한 가운데 알리는 국내 판매자(셀러) 및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간 알리는 초저가 상품들을 선보여왔음에도 중국 플랫폼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 사이 괄시를 받아왔다. 지난 2022년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설립했던 알리는 최근 상담 인력을 늘렸다.

알리에 따르면 현재 상담 인력은 설립 당시보다 7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상담원 직접 연결 건수 중 약 86% 이상의 고객이 평균 5초 안팎으로 연결된다. 또한, 알리는 국내 고객 경험 개선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달 말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고객 간담회’를 개최하고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27명의 고객이 전국 각지에서 참가했다. 알리는 이처럼 최근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신뢰를 쌓는 데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알리는 다양한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품질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대표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 ▲이현철 플레이오토 사업 대표. [ⓒ알리바바닷컴]
사진 왼쪽부터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 ▲이건수 커넥트웨이브 대표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 ▲이현철 플레이오토 사업 대표. [ⓒ알리바바닷컴]

◆판매자 유치에도 속도전…글로벌 진출 욕구 사로잡기 나선 알리=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운영된 ‘케이베뉴(K-Venue)’를 통해 입점 판매자 수수료 면제 정책과 판매자와 소비자를 위한 보조금 지급 등 폭 넓은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알리에 따르면 현재 케이베뉴에 입점한 여러 국내 기업 및 중소 규모 판매자들은 이례적인 매출 성과 달성은 물론, 판로 확장 및 비즈니스 성장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모회사 알리바바닷컴은 앞서 지난달 29일 한국법인 알리바바닷컴코리아이커머스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국내 판매자 유치 및 한국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B2B) 웹사이트 한국 파빌리온을 공식 론칭하기도 했다.

한국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로 개설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알리바바닷컴이 국내 시장을 주요 투자 국가로 선정한 이유는 전 세계 B2B 구매자들의 국내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4년 동안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B2B 비즈니스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수는 2550개를 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이 총 61만건의 상품 소싱 기회를 확보해 약 1300억원의 수출 거래를 달성했다. 특히 K-뷰티 제품에 대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간 관심지수는 ▲브라질 260% ▲독일 253% ▲인도 95% ▲인도네시아 75% ▲미국 66% ▲사우디아라비아 65% 등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총 7600개의 한국 브랜드가 타오바오와 티몰을 통해 중국 시장에 상품을 판매했으며 매년 1억명에 달하는 중국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가짜 상품 판매 등 산적한 과제들이 남아 있지만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C커머스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 내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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