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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적신호… 180억 횡령·부당대출 등 대형 내부통제 사고, 책임론 불가피

권유승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26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은행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26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말 임기 만료를 앞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줄줄이 터지는 내부통제 문제 등으로 연임 또한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 등을 내세워 성과 쌓기에 나섰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각종 내부통제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범위를 더 넓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책임론 까지도 부각되고 있다. 다만 임 회장은 아직 임기 중 절반을 채운 상황이라 다른 성과로 만회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 등 여권 일각에서 연이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부실 사태와 관련, 임 회장 책임론을 지적하는 등 정치권의 냉랭한 반응은 부담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조 행장은 1년 6개월의 임기를 부여 받았었다.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공교롭게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불거지고 있는 횡령 등 각종 내부통제 사고에 대한 책임론으로부터 조 행장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022년 우리은행에서 약 7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급 횡령사고가 드러난 이후, 우리금융 그룹 차원에서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조 행장의 임기 중 수백억원대 금용사고가 또 다시 지속적으로 드러나면서 구멍 뚫린 내부통제를 메우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조 행장의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새로운 행장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내부통제 문제에 직면에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유독 우리은행의 금융사고는 끊이지 않는 모습"이라며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고의 심도도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여기다 최근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수백억원대의 부당대출 사고까지 발생했다.

우리은행이 2020년 4월3일에서 2024년 1월16일 기간 중 손 전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 중 약 350억원 가량이 특혜성 부적정 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손 전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과 관련,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취급된 추가 여신은 조 행장의 임기 중 발생한 사건으로 책임이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조 행장은 지난 12일 우리금융 긴급임원회의에서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 올해들어서도 우리은행에서는 100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한 지방 지점의 대리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180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드러나면서 우리은행을 향한 실망스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이에 조 행장은 최근 하반기 인사에서 준법감시인을 교체했는데,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시장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와는 별개로 조 행장은 실적에 있어서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표면적인 수치만 봤을 땐 나쁘지 않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6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중 3위권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가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4위권으로 추락한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여파 등으로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9% 급감한 순익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공격적인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으로 연체율 등 건정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우리은행의 2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82조9370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규모가 가장 컸다.

한편 조 행장은 "당기순이익 1등" 목표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 26일 개최된 경영전략회의에서 조 행장은 "당기순이익 1등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하반기에 담대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려나가자"고 역설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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