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시장을 교란하고 양아치짓을 하는 메리츠화재를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14일 종로구 금융위원회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츠화재가) 계약만 쏙 빼가고 공적자금만 받겠다는 심산이 아니고 뭐가 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이) 국제손해보험에서 그린손해보험으로 넘어올 때에도 인수전에 참여했었다"며 "계약만 보다가 도망갔다. 심지어 계약 정보를 빼돌린다는 정보가 있어서 내쫓겼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마찬가지로 그린손보에서 MG손보로 (변경될 때도) 똑같은 짓을 하다 결국은 쫓겨났다"며 "그러더니 지금은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한다고 하니…P&A 방식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에 하나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이 진행되면 저희는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 부위원장 역시 "이번 MG손해보험 매각 시장에 있어서 단 한 번도 명함도 내밀지도 않고 단 한 번도 이름도 거론되지 않았던 메리츠화재가 3차 매각에 뜬금없이 정말 어처구니없이 나타났다"며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갖고 나타났는지 시장도 그렇고 당국도 그렇고 의아스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배영진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 조합원 대표는 "그동안 이 눈치, 저 눈치만 살피다 갑자기 쥐새끼처럼 3차 재공고에 손들고 나타난 메리츠화재는 우리에게 서슬퍼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메리츠화재가 예비입찰도 본입찰도 아닌 재공고 단계에서 등장한 것은 어느 누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더라도 그 의도가 저급함을 예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 부위원장은 "MG손보가 10여년 만에 또다시 매각 시장에 나오게 된 데는 금융위원회의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며 "금융위가 제대로 심사하지 못하고 얼렁뚱땅 승인을 하는 바람에 MG손보가 또 이 자리에 이렇게 나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지난 8일 MG손보 제 3차 공개매각 재공고 입찰에 깜짝 등판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전에 참여한 의도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사무금융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할 진정한 뜻이 있었다면 재공고가 아닌 예비입찰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했어야 한다"며 "재공고 8일 간의 기간으로는 절대 정상적인 인수가격을 계산할 수 없어 이번 입찰 참여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의심되는 건 MG손보 직원들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메리츠화재는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P&A 방식으로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우량자산 인수, 그리고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만을 노리고 있을 뿐"이라며 "성장이라는 미명 하에 GA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을 부추겨 시장을 교란하여 동종업계의 비난을 받았던 전력이 있음에도 뜬금없이 MG손보 인수전에 뛰어 들어 마치 보험시장 안정을 위해 희생하는 백기사인양 동종업계에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