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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 손보사 '맑음'·생보사 '흐림'

권유승 기자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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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올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주요 손보사들은 장기 보장성 판매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쏘아올린 반면, 상위 생보사들은 대부분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손보사 5곳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8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순익이 1조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연결 세전이익은 1조723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1조1976억원 달성했으며, 투자수익은 48.6% 증가한 5194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무려 67.6% 증가한 833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이 3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7% 급증했다. 장기보험은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1370억원 개선됐으며, 일반보험은 457억원으로 168.5%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당기순익이 1조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늘어났다. 장기보험에서는 19.8% 증가한 8416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외 KB손해보험은 순익이 5720억원으로 8.9% 증가했으며, 메리츠화재는 22.3% 증가한 9977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반면 생보사는 대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익이 6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쪼그라들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작년 동기 투자 이익이 일회성으로 발생했고, 올해 1분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라 일회성 보험 부채를 인식해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15% 감소한 563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 창출된 CSM 상각이익 증가 등으로 개선됐지만, 투자손익이 작년 일회성 이익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로 줄었다.

빅3 생보사 중에선 그나마 업계 1위 삼성생명만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 순익은 1조3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서비스 손익은 보유 CSM 순증 및 예실차 개선에 기반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고, 투자손익은 운용자산 다변화에 따른 손익 증가와 연결·자회사 이익 호조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비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손보사가 생보사에 비해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것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상대적으로 IFRS17 회계 제도상 실적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를 대거 늘리면서 순익을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IFRS17 효과에 따른 실적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IFRS17 체제 하에선 보험사들이 회계 방식을 자의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만큼,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단기적인 실적 개선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당국 역시 'IFRS17 공동협의체'를 꾸리고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보험개혁회의에서 "연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판매채널·회계제도·상품구조 등의 종합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IFRS17 쟁점 사항에 대해 가급적 연말 전에 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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