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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사태· 내부통제 문제, 겹악재… 이재근 국민은행장, 2연임 가능성 희박해지나

권유승 기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해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2연임 가능성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놓고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국민은행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근 행장에게 점수를 줄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반대로 '홍콩 ELS사태'와 관련한 총괄책임자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한 올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에서 3차례의 배임 사고 등 각종 내부통제 실패 문제까지 불거진 것도 이 행장의 2연임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2연임을 시도하기에는 부족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가 22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향후 은행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홍콩ELS 사태'와 '내부통제'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행장은 지난 2022년 초 취임 후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하며, 현재 '2년+1년' 임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이번에도 이 행장이 또 한번의 연임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은행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먼저, 경영실적 측면만 놓고 보면 대체로 양호한 성적표다.

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1조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 보면 186.6% 늘어났다.

앞서 지난해 결산에선 총3조261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이 행장의 취임 원년인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한 순익을 시현하기도 했다.

다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봤을 땐 부진한 성적표를 나타냈다. 올 1분기 홍콩 H지수 ELS 충당금 여파 등으로,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조5059억원에 불과했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딛고 올 2분기 실적 회복에 성공한 국민은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편으론 현재까지 홍콩ELS 손실 충격이 예상보다는 작지만 이는 이 행장의 개인 역량이라기 보다는 올 2분기 홍콩 H지수가 반등하면서 추가 충당 손실을 회피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지하다시피 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홍콩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은행이다.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올 1분기 ELS 손실 보상 충당부채만 6340억원을 적립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홍콩 ELS 관련 사태에선 국민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다른 은행들보다 관련 행보에 대한 주목도도 더 클 뿐더러 책임감에 대한 어깨도 더욱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홍콩 ELS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국민은행 등 은행권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은 배임 등 각종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도 이 행장의 2연임 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160억원대 부당 대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 한 지점이 2021년 7월6일부터 2022년 12월2일까지 차주 42명에 총 160억5800만원의 여신을 부당 취급힌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3월 104억원, 4월에는 383억원 등의 배임사고까지 발생한 바 있다. 올해 들어 국민은행의 대출 배임사고는 3건으로 관련 사고액만 총 488억원에 달한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정기검사 결과가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의 2연임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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