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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하나은행장, 연임 성공할 수 있을까… 올해 실적·함영주 회장 사법리스크 등 변수로 거론

권유승 기자

이승열 하나은행장. ⓒ하나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올 연말 국내 5대 은행의 수장들이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승열 행장은 하나금융 최초의 외환은행 출신 은행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었다.

1963년생인 이 행장은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신탁부를 시작으로 IR 팀장, 재무기획부 팀장, 전략기획부 부장, 경영기획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합병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하나금융그룹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 인사로 손꼽힌다.

은행권에선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고려되는 변수로 올해 실적과 함께 함영주 회장의 남은 사법 리스크를 꼽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31일 종료된다.

통상 금융지주들이 그룹 계열사 대표에게 '2년+1년'의 임기를 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행장의 한 차례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먼저 '실적' 측면에선 지난해까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은 이 행장의 취임 원년인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우리은행 2조5159억원 등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내부통제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점도 이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플러스 요인으로 거론된다.

농협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대형 은행들의 경우 최근까지 직원 횡령 등 내부통제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이라 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경남 김해지점에서 발생한 180억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최근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국민은행도 올 상반기에만 3차례의 배임 사고 등 각종 내부통제 실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 올해 상반기 실적 저조… '사법 리스크' 남아있는 함영주 회장, 임기 만료도 변수

그러나 한편으론 하나은행도 올해들어선 실적이 주춤하다.

하나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8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차지했던 리딩뱅크의 자리도 신한은행에게 내줬다. 신한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9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소폭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올 2분기에도 실적이 저조했다.

하나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또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은 20%~50% 가량의 증가폭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부진이 아쉬웠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50.2% 급증한 1조124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2분기에도 리딩뱅크의 자리를 차지했다.

올 하반기 실적이 남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리딩뱅크의 자리를 신한은행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대로 힘을 받기위해선 무엇보다 올해 실적이 중요한데, 막판 스퍼트가 아쉬운 형국이다.

또 하나 변수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다.

함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이 행장의 연임 여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함 회장 임기 중 선임된 인사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될 경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그룹 계열사 수장들도 물갈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단 함 회장의 임기 만료가 내년 3월이기 때문에 이 행장의 임기 만료 시점보다 늦은 상황이긴 하지만 미묘하게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 있다.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함 회장의 사법 리스크다. 이 사법 리스크 때문에 함 회장도 연임 여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함 회장은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사법리스크에서 일부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함 회장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에서 아직은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실정이다.

앞서 함 회장은 채용관련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지인의 청탁으로 불합격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하고, 지원자의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 면접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신입행원의 남녀비율을 미리 정해 놓는 등 차별적인 채용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받은 상황이다.

이같은 잔여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함 회장이 연임에 자신감을 보인다면, 그에 앞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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