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규 셀러 맞춤 저격하는 韓이커머스…“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왕진화 기자

[ⓒ롯데온]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른 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새로운 둥지를 찾으려는 판매자(셀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멀티호밍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다발적 판매를 해온 사업자들도 보다 더 안정적인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찾으며 돌다리를 두들기는 모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신규 셀러를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수수료 면제 혜택은 셀러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제안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1103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4월24일부터 6월12일까지 실시한 ‘2024년 온라인 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개거래 및 위수탁거래 판매수수료로 입점 업체별 최고 35%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은 신규 브랜드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신규 입점하는 브랜드에게는 판매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연말까지 매달 선착순 500곳의 판매자에게는 무상 광고비도 지원 중이다.

신규 브랜드의 안정적인 영업 환경 세팅을 위해 마케팅 부문 차원의 육성 프로젝트도 가동시켰다. 최근 패션실과 뷰티실 신설을 통해 영업조직을 보강한 롯데온은 새로운 셀러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유망 셀러를 발굴해 동반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11번가]

11번가도 셀러들을 향한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며 신규 유치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매출이 100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0%)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11번가 판매자 성장 지원 프로그램 ‘오리지널 셀러’ 경우 지난 7월 프로그램 참여 신청 판매자 수가 올해 1분기(1~3월) 평균 대비 75%가량 급증했다.

최근 정산지연 사태 속 11번가는 운영자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셀러들의 원활한 자금회전을 위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도 내놨다. 소상공인들의 정산 일정을 크게 앞당긴 ‘11번가 안심정산’ 서비스다.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월간십일절’ 기간 적용한 ‘11번가 안심정산’은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금의 70%를 먼저 지급한다. 고객 결제 2~3일만에 정산이 시작돼 판매자 입장에선 기존보다 7일 정도 앞당겨 판매대금의 상당 부분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30%의 정산금은 고객이 구매확정한 다음날에 지급된다. 특히 안심정산이 적용되는 8월 ‘월간십일절’ 행사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0일로 크게 늘려 셀러들의 판매 기회를 확대시켰다.

11번가는 최근 정산 지연 사태에도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배송 약속을 끝까지 지켜 화제가 됐던 기업들을 소개하는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도 진행 중이다. 컴포트랩, 앙블랑, 짱죽 등 해당 셀러들의 매출 증대를 돕고 있다. 다음달 8일까지 총 55곳 셀러의 100만개 상품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

티메프 사태로 인해 빠른 정산 시스템을 갖춘 곳도 셀러들 사이에서 재조명 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배송시작 다음날, 결제 후 약 3일 만에 대금의 100%를 정산하는 빠른 정산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 빠른 정산 시스템의 정산 주기는 국내에서 가장 짧고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비교해서도 신속한 편이다. 판매자가 부담하는 교환반품 비용도 네이버가 지원해준다.

G마켓 역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을 제공하며 참여 셀러들이 안심하고 판매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빠른 정산 시스템을 구축한 게 그 일환이다. 구매자의 구매결정 후 판매대금 100%를 ‘익일정산’으로 지급하며, 익일 합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은 이보다도 빠른 출고일 기준 90% 익일정산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강점이다. G마켓에 따르면 이곳의 순운전자본은 지난해 기준 899억원으로 주요 이커머스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것으로,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이후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신규 셀러 및 고객 유치 전략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각 데이터 분석 업체마다 이용자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곳을 기간별대로 특정하곤 있지만, 각 사의 타깃별 유인책이 매력적인 만큼 당분간은 엎치락뒤치락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마켓]

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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