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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상호금융, 올 상반기 순익 크게 '악화'… PF 대손충당금 적립 여파

박기록 기자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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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국내 은행권은 역대급 순이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서민금융기관으로 불리는 저축은행업계와 상호금융업계의 실적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저축은행·상호금융업계가 부동산 PF대출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한데 따른 것으로, 여전히 부동산 PF가 금융시장의 뇌관임을 상기시킨다.

또한 1년전 같은기간과 비교해 대출과 수신도 줄어드는 등 금융업종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총자산은 120.1조원으로 전년말(126.6조원) 대비 6.5조원(↓5.1%) 감소했다.

이는 영업실적 악화 등에 따른 보수적인 영업 전략 등으로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이 7.1조원 감소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의 작년 6월말 기준 기업대출 규모는 58.9조원이었지만 올 6월말에는 51.8조원으로 12.1%나 감소했다.

수신도 100.9조원으로 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6.3조원(↓5.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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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저축은행업계는 당기순이익 부문에 있어 올 상반기 380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규모는 전년동기(965억원 손실)와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금감원은 이는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따른 연체 증가 및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영향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0.4조원)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체율도 악화됐다. 올 6월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8.36%로 전년말(6.55%) 대비 +1.81%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전년말(5.01%) 대비 0.21%p 하락했지만 기업대출은 11.92%로 전년말(8.02%) 대비 3.90%p 상승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보니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11.52%로 전년말(7.75%) 대비 +3.77%p 상승했다.

다만 금감원은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전년말 수준을 유지하였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6월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전년말(14.35%) 대비 상승(↑0.69%p)했으며, 규제비율(7%,자산1조이상 : 8%)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적자 실현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이 소폭 감소(1.3%↓)하고 위험가중자산은 크게 감소(5.8%↓)했기때문이다.

◆상호금융, 신용사업부문(금융)에서 큰 폭 순익 감소

한편 신협, 농협, 수협 등을 중심으로 한 상호금융업계도 당기순이익 악화측면에선 저축은행업계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 6월말 기준 총자산은 늘었으나 순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상호금융업계의 총자산은 744.0조원으로 전년말(726.5조원) 대비 17.5조원(2.4%↑) 증가했다. 총여신이 513.7조원으로 전년(510.4조원) 대비 3.3조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줄고 주로 기업대출이 늘어났기때문으로 전년동기대비 11.2조원 증가(4.2%↑)한 수치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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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신도 637.2조원으로 전년말(619.2조원) 대비 18.0조원(2.9%↑)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 639억원으로 전년동기(2조 185억원)과 비교해 9546억원 감소(47.3%↓)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2조7531억원)이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3조 7657억원) 대비해 1조126억원(26.9%↓) 감소한 영향이 컷다.

올 6월말 연체율은 4.38%로 전년말(2.97%) 대비 +1.41%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전년말(1.53%) 대비 +0.46%p 상승,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전년말(4.31%) 대비 +2.15%p 상승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4.81%로 전년말(3.41%) 대비 +1.40%p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은 "상호금융부문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5.9%로 전년말(128.7%) 대비 -12.8%p 하락하였으나, 요적립률(100%)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업권 모두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하반기에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충당금 추가 적립,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나가는 한편, PF 부실사업장 경·공매 등 실질적인 연체채권 정리 확대 유도,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실시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혔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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