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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의 고강도 사정 칼날에 바짝 긴장하는 KB금융… '우리금융 사태' 불똥도 부담

강기훈 기자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 KB금융·국민은행 안팎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직접적인 사안은 아니지만 최근 우리금융 손태승 전임 회장과 관련된 부적정 대출 건이 불거지면서 KB금융을 비롯한 다른 금융지주들도 비슷한 케이스가 적발되는 등 유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3년 전 정기검사에서 KB금융을 크게 당혹스럽게 했던 베테랑 검사통이 또 다시 이번 정기 검사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정 칼날이 이전보다 더 날카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정기 검사 결과에 따라 KB금융 그룹의 연말 경영진 인사에도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은행 검사1국이 지난달 22일부터 KB금융과 KB국민은행 본사에 둥지를 틀고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기간은 6주이며, 오는 10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정기 검사에 약 40명 안팎의 검사 인력이 투입되는 등 검사의 강도가 높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정기검사에 30명 가량의 인력을 투입했던 관행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앞서 지난 5월, 금감원은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 정기검사에 35명의 인력을 투입한 바 있다.

이처럼 인력이 늘어난 이유는 국민은행 영업점까지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우리금융을 비롯해 금융권 내부통제 이슈가 많이 터져나오고 있어 영업점 또한 꼼꼼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 측은 당국 차원의 검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보통 3년에 1번씩 정기검사를 받는데 이번에 KB금융의 순번이 돌아온 것"이라며 "특별히 사고가 터졌거나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며, 성실히 검사에 응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KB금융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전임 회장의 350억원에 달하는 부적정 대출 건으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을 향한 금감원의 검사 수위가 기존보다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상황론이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도 KB금융이 금융 당국의 사정 칼날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주지하다시피 올해 국민은행에서만 이미 100억원 이상의 대형 대출 배임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국민은행 안양 A지점에서 104억원, 대구 B지점에서 111억원, 용인 C지점에서 272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담보가치를 부풀린 배임 혐의들이 적발됐다.

게다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도 여전히 목에 걸린 가시다. 국민은행은 그간 약 8조1972억원 규모의 홍콩 ELS를 판매했는데, 홍콩H지수가 추락하며 은행권에서 가장 큰 손실을 봤다. 홍콩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등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현 은행검사1국장이 과거 KB금융에 뼈아픈 기억을 안겨다 준 인물인 것도 KB금융을 긴장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작년 11월 말 금감원은 부서장 인사를 통해 김형순 금융투자검사2국장을 은행검사1국장에 임명했다.

김 국장은 2021년 금감원이 KB금융을 검사할 때 KB금융 전담 검사역을 담당했다. 이 때 김 국장은 검사인력 30여 명을 진두지휘하며 KB금융에 세밀한 사정 칼날을 들이댔다.

그 결과, 고객 신용정보 부당 이용 등 혐의가 적발된 KB금융은 기관 경고와 과태료 16억1640만원, 임직원 65명에 대한 견책·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손 전 회장 부적정 대출 건으로 우리금융이 대외적으로 가장 얻어맞고 있지만, KB 등 다른 금융지주들 또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진 KB금융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지만 이번 파고를 잘 넘기길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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