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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보험사 M&A 마저 먹구름 끼나… 이복현 금감원장 공개 비판에 좌초 위기감↑

권유승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금융당국에 사전 언질도 없이 우리금융측이 마음대로 동양생명과·ABL생명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개 비판했기 때문이다.

보험사 인수를 위해선, 앞으로 진행될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우리금융이 반드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횡령 등 각종 내부통제 사고와 최근 손태승 전임 회장 친인척 법인 부당대출 사건 파문으로 얼룩진 우리금융에서 그나마 최근 유일하게 자랑할만한 성과가 보험사 M&A 였는데, 이제 그것마저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M&A에 행태에 작심 비판에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M&A 작업에 대한 좌초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가진 문답에서 "사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었다"며 "생명보험사 인수는 (증권사보다) 훨씬 더 큰 딜(거래)인데도 저희는 검토 중으로만 알고 있었지 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은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민간회사의 계약이지만 인허가 문제가 있다 보니 그런 리스크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금융위원회나 금감원과 소통했어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 원장의 발언은 우리금융이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SPA를 체결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즉 리스크 여부 등 조차도 금융당국과 상의하지 않은 채 마음대로 M&A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SPA를 체결했을 당시, 업계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파문으로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가 나오기 전 서둘러 보험사 인수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거세지는 금감원의 비판…우리금융 M&A 완주 전망 불투명

앞서 금감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깊은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우리은행 부당대출 건은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손태승)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을 실행해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으로,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적으로 인지했어야 한다"며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마무리 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를 완주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최종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금융당국의 우리금융에 대한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어 과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내줄진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임종룡 회장이 이 같은 절차를 모르고 발을 담근 것은 아닌 만큼 어떻게 해서든 인수를 완주하지 않겠냐"는 반응이 나오면서도, 우리금융을 향한 금융당국의 심상치 않은 날선 시선에 M&A 전망도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이번 M&A건을 마냥 그대로 냅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꼭 M&A가 무산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시기 등 우리금융이 당초 계획한 그림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 진행키로 했다.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사태를 계기로 고강도의 내부통제 체계 등은 물론 동양·ABL생명, 포스증권 등 M&A 적정성도 점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부실한 내부통제 등으로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부여한다면,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M&A도 물 건너가게 된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번 보험사 M&A가 좌초될 경우 한동안 4대금융 중 실적 꼴찌는 물론 또 다른 우량 보험사의 인수도 정체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동양·ABL생명의 딜은 다자보험의 연내 한국 철수 마무리 의지 등이 겹쳤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시장의 예상보다 저렴한 값에 협상할 수 있었던 것이란 분석이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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