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시 “부동산거래 분석 소요시간 2주→10분”…이상거래 모니터링 빨라진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전달 받는 부동산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상 범위를 넘어가는 거래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부동산동향분석시스템을 통해 정상 범위 밖 거래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조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완성한 것이죠.”
강문권 서울시 토지관리과 주무관은 최근 서울시 서소문 2청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서울시와 우리강산시스템, 지오캡쳐가 함께 운영 중인 ‘부동산 동향분석 시스템(이하 분석시스템)’을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1년 간(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부동산거래 중 거짓·지연 신고 등 위법행위 1017건을적발, 40억원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최근 밝혔다. 분석시스템에서 효율적인 조사 관리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이다.
강 주무관은 “서울시 이슈 지역 부동산 이상거래를 선제적으로 파악을 위해 세 가지 가격 변화(직전, 평균, 최고 가격 대비)를 집중 탐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10% 이내 증감은 ‘정상’ 범주로, 10~30% 증감은 ‘주의’ 30% 초과 증감은 ‘경고’로 분류해 주의와 경고 거래를 중점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특이동향을 자체 탐지하고, 조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지미종 서울시 토지정책팀장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이상 거래 조사는 로우데이터 접근 권한이 있는 국토부에서 먼저 인지한 후 지자체에 요청하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분석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서 국토부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특성에 맞는 정밀한 국지적 분석이 가능해졌고, 정책관심지역의 이상 거래 신호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 ‘쪼개팔기’와 같은 이상 거래도 국토부보다 서울시가 먼저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석시스템은 서울시가 발주한 사업을 우리강산시스템, 비아이매트릭스가 수주하면서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 2022년 처음 적용됐다. 당시 비아이매트릭스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데이터 구축을 담당했다. BI는 대규모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시스템을 의미한다. 매일 갱신되는 ▲부동산DB ▲분석지표DB ▲공간정보 ▲매물DB 등 데이터를 분류하고, 정리해 효율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한다. 올해부터는 BI매트릭스가 했던 BI데이터 구축 업무를 지오캡쳐가 이어 받았다.
장경훈 지오캡쳐 이사는 “(부동산 거래 정보 중) 공개 정보와 비공개 정보를 데이터 웨어하우스(DW)로 만들고, 이를 데이터마트로 구축하는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는 분석시스템에서 기존 비아이매트릭스 솔루션 외에도 상용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재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BI 업무 과정에서 DW는 제각각인 부동산 거래 데이터 형태를 공통 형식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며, 데이터마트는 DW로 변환된 데이터를 ▲거래 종류 ▲거래 형식 ▲거래량 데이터 등으로 구분해 사용자와 DW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지오캡처는 현재 분석시스템 BI데이터 활용 스팩트럼을 넓히기 위해 BI매트릭스에서 구축한 데이터 솔루션 외에도 다양한 오픈소스 기반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재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정리된 데이터는 지도로 시각화하는 지형정보시스템(GIS) 융합 작업을 거치게 된다. 우리강산시스템은 지오캡처에서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시스템 프로덕트매니징(PM)과 GIS 융합 작업을 맡았다. GIS 맵핑 작업은 수식 및 테이블(표)로만 존재하던 복잡한 부동산 거래 BI데이터를 지도로 한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 맵핑은 지형정보와 데이터를 결합하는 작업으로 네이버지도, 구글어스 등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이행섭 우리강산시스템 이사는 “텍스트, 테이블로 돼 있던 데이터를 각종 공간 정보 지적도, 건물 데이터, 도면 관련 공간 정보를 제공받아 공간 DW를 구축 및 활용했다”며 “이후 주소 맵핑 작업을 통해 공간 상 부동산 거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GIS 융합 결과)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각화된 분석시스템 지도를 통해 일정 구역 안에 있는 거래 데이터를 쉽게 가져와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기존 분석시스템에서는 BI데이터를 엑셀파일 등으로 추출해 거래 동향을 파악했기 때문에 작업 시간도 오래 소모될 뿐 아니라 작업 이후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보기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GIS 융합 이후로는 업무 처리 속도가 비약적으로 줄었다.
강 주무관은 “기존 시스템에서는 부동산유형별 가격·거래·거래량·지수수집·융합 분석을 위해 3일 시간이 소요 됐지만, GIS와 BI데이터 융합 이후로는 즉시 해당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게 됐다”며 “동향보고서 자동 생성 시간도 10일에서 1일로 줄었으며, 2주가 소요되던 토지거래허가구역 동향 분석 작업도 10분 내외로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우리강산시스템, 지오캡처는 데이터 활용 고도화 작업도 이어간다. 이 이사는 “장기적으로 거래 동향 예측이나, 인공지능(AI) 도입 계획을 세워 추진하려고 한다”며 “수집된 데이터를 보여주는 시각화 기능, 분석 및 집계 기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분석시스템 초기 기획 실무를 맡았던 이은영 서울시 주무관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에게도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실거래 신고 자료’와 같은 로우데이터 접근 권한이 확보되면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서울시에 맞춤 부동산 정책 수립 행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 분석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행정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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