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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KB국민은행을 향한 누리꾼의 쓴소리

권유승 기자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KB국민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KB국민은행) 경영진이나 고위층에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의지가 크게 없는 게 어플이나 서비스에서도 보인다."

KB국민은행이 작년 12월, 무려 7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환전은행' 제1사업권을 따냈지만 정작 '환전 수수료 무료'를 앞세운 트레블 카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환전 영업에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본지 기사가 나간후, 해당 기사에 달린 한 누리꾼의 쓴소리다.

물론 KB국민은행도 지난 4월 트레블 카드 경쟁에 참전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선점한 하나은행과 그 뒤를 이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신한은행에게 밀려 트레블 카드 시장에서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10년만에 인천공항에 입점한 국민은행으로선 이같은 경쟁 은행들의 트레블카드 인기가 불편할 수 있다.

큰 맘 먹고 공항 환전소 사업에 거액을 베팅했는데 이처럼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전개되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국민은행 입장에선 전략적 판단 미스를 인정해야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여기에다 경쟁 은행에 비해 공항 환전 사업의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트레블카드 시장에도 한 발 늦게 뛰어든 것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어 보인다.

즉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KB금융그룹 스스로가 '넘버1 디지털뱅크', '디지털 리딩 금융'을 외치지만 정작 디지털에 대한 철학적 방향성과 믿음이 스스로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다.

공항 환전 사업을 위해 국민은행도 나름대로 치밀하게 계산하고 판단해 결정했을 것이다.

다만 제3자가 봤을땐 '통합 모바일뱅킹 플랫폼'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시대에 전통적 사업 모델인 '공항 환전소' 사업에 막대한 베팅을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간 '외환이 강한 은행'을 표방해온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인천공항 환전은행 제3사업권을 따냈다. 일반적인 예상이라면 하나은행이 제1사업권을 따내면서 더욱 드라이브를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2022년 7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트레블 카드를 출시하는 등 기존 공항 환전소 사업 모델과는 별개로,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고객 트랜드에도 동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 카드'는 600만장을 돌파한 상황이다.

또 다른 경쟁사인 신한은행은 한 술 더 떠 인천공항 내 환전 점포를 아예 철수해 버렸다.

그대신 트레블 카드로 해외여행 고객을 잡는 기민한 행동을 보였다. 신한카드와 공동으로 발급한 신한은행의 'SOL 트래블러스 카드'는 출시 6개월만에 120만장을 넘어섰다.

물론 국민은행측은 "환전소와 트레블 카드는 고객 타깃이 각각 다르다"며 인천공항 입점에 대해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느 은행이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이었는지 결국 수치(실적)가 말해주겠지만, 동일한 환경 속 경쟁사들의 전략과 비교해 국민은행이 그렇게 '디지털 친화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한편으론 국민은행이 선보인 트레블 카드인 'KB국민 트레블러스 카드'의 편의성과 관련한 누리꾼의 불만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한다.

이 누리꾼은 "어느 나라, 어떤 ATM에서 수수료가 무료인지 안 나온다"며 "계좌에서 바로 환전기능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KB페이에서 KB페이 머니를 충전하고 이를 또 다시 환전해야 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국민은행은 과거에도 "앱이 지나치게 많다"는 등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금은 '슈퍼앱' 형태로 앱을 통합하긴 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국민은행의 앱은 종류가 많아 일일이 설치하고 사용하는 데 번거롭다"는 지적이 고객들로부터 제기됐었다.

리딩금융의 주요 계열사지만 정작 리딩뱅크에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국민은행.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을 읽고 트랜드를 선도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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