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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가치 소비가 뜬다…‘친환경’ 앞세운 백화점에 응답하는 소비자들

왕진화 기자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잦은 소나기와 무더위, 고물가 등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한가위 선물 판매에 일제히 돌입했던 백화점 업계가 ‘친환경’ 키워드를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2년간 롯데백화점 ‘보랭 가방 회수 프로모션’에 참여한 고객들 중 10% 이상이 기존에 롯데백화점을 이용하지 않던 신규 고객으로 나타났다. 기존 백화점을 찾지 않았던 소비자들 마음까지 단번에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1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추석 기간으로 설정돼 판매된 현대백화점 추석 과일 선물세트 중 친환경 패키지 1만 세트가 조기 완판됐다. 이번에 청과 부문에 우선 도입한 친환경 패키지는 기존의 플라스틱 완충재를 종이 완충재 ‘허니쿠션’으로 대체한 게 특징이다.

해당 품목은 ▲사과·배·샤인머스켓·애플망고 난(蘭) 세트 ▲사과·배·샤인머스켓·애플망고 국(菊) 세트 ▲사과·배·샤인머스켓·애플망고 정(情) 세트 ▲혼합사과·배·애플망고 정(情) 세트 등 총 4개 품목이다.

허니쿠션은 유기적이고 촘촘하게 짜인 벌집 패턴 모양으로 제작된 종이 완충재로, 패턴 사이의 공기층이 외부 충격을 완화해준다. 기존에는 배송 중 과일이 움직이거나 부딪혀 상처 나지 않도록 말랑한 플라스틱 소재의 ‘팬캡’과 ‘SP’망으로 일일이 과일을 감싸 포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종이 포장재를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 인기에, 앞으로 명절 선물세트에 관련 상품 구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올 추석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고객 반응 등을 꼼꼼히 살펴 포장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김동진 현대백화점 청과 바이어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과일을 보호하기에 적합한 포장재를 찾기 위해 바이어들이 포장재 박람회까지 참석할 정도로 패키지 개발에 온 힘을 다했다”며, “반년 동안 수많은 샘플 테스트와 업체 미팅을 통해 허니쿠션을 활용한 친환경 패키지를 이번 추석에 처음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다양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 선물세트에 100% 사탕수수 섬유로 제작된 종이 박스를 도입했고, 2021년에는 와인 선물용 패키지를 가죽이나 플라스틱 소재에서 친환경 소재인 종이로 교체한 선물세트 패키지를 선보였다.

아울러 ‘보랭 가방 재사용’ 등 친환경 프로모션도 운영한다. 명절 선물로 받은 현대백화점 정육 선물세트 보랭 가방을 고객이 백화점에 가져오면 개수 별로 그린프렌즈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그린프렌즈 마일리지는 H포인트로도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보랭 가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곳은 명절 선물 포장에 일회성으로 사용되는 보랭 가방 업사이클링(Upcycling)에 앞장서고 있다. 보랭 가방은 축산 및 수산 선물 세트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게끔 특수 제작한 가방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연간 약 30만개 이상의 보랭 가방이 이곳의 명절 선물 세트 포장에 사용된다. 다만, 보랭 가방은 일반적으로 분리수거가 되지 않는데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보관 및 폐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2022년 추석부터 업계 최초로 명절 선물과 함께 받은 보랭 가방을 활용한 친환경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올해 설까지 총 5만여개의 보랭 가방이 회수됐으며,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사들에서도 유사 프로모션을 시행 중이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캠페인인 ‘리얼스(RE:EARTH)’의 일환으로 단순히 보랭 가방을 회수하는 것을 넘어, 감사품으로 업사이클링 중이다. 대표적으로 2022년에는 회수된 보랭 가방을 활용해 크로스 파우치를 제작했으며, 지난해 피크닉 매트와 와인 보틀백을 만들어 총 1만명 이상의 고객들에게 감사품으로 증정했다.

이번 추석에도 오는 18일부터 10월9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보랭 가방 회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 추석에 받은 롯데백화점 전용 축산, 곶감, 선어 선물 세트 보랭 가방을 가까운 롯데백화점에 위치한 사은행사장에 반납하면, 보랭 가방 1개당 엘포인트(L.POINT) 5000점을 적립해준다. 1인당 최대 5개까지 적립 가능하며, 회수된 보랭 가방은 하반기 중 새로운 굿즈로 업사이클링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보랭 가방 반납 고객을 위한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한다. 보랭 가방 회수 기간 중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보랭 가방 회수 프로모션’에 참여하고 받은 엘포인트로 결제하면 사용 금액의 최대 50%를 되돌려 준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친환경 패키지 명절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보랭 가방(보냉백)으로 포장한 축산, 수산 선물세트에 자연 생분해되는 사탕수수 100% 햄퍼 박스가 활용됐다.

사과·배 등 과일 선물세트를 담는 무코팅 재생 용지 등 다양한 명절 상품이 친환경 패키지로 기획됐다. 특히 업계 최초로 선보인 보냉백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PET와 폐의류, 종이 보드 등으로 제작됐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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