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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내기도 힘든 '한계기업' 대출… 기업은행이 56조원으로 가장 많아, 우리은행은 대출비중 43% 차지

권유승 기자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지난해 주요 시중은들행이 ‘한계기업’에 대출해준 금액이 15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으로 1미만인 기업이다. 즉, 버는 돈으로 이자도 갚기 힘든 상황이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으로, 이른바 '좀비기업'으로도 불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하나·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 업체수는 8만8081개사로 전년 9만8177개사 대비 1만96개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계기업 대출금액은 130조5000억원에서 151조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한 기업당 대출금액이 커졌기 때문으로, 특히 지난해 한계기업 대출금액은 전체 대출금액의 32.8%에 달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대출 금액에 비해 한계기업에 대출 비중이 가장 큰 은행은 기업명가 재건을 강조해왔던 우리은행(43%)이었다. 이어 하나은행(37.4%), 기업은행(34.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 금액이 가장 많았던 은행은 기업은행으로 56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우리은행(28조4000억원), 하나은행(26조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편 경기불황과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이처럼 실적이 악화된 ‘한계기업’이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 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의 40.1% 가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유동수 의원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계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제때 이뤄졌다면 전체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1% 이상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있었다”며 “수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시장에 계속 머물면서 정상기업으로 인적·물적 자원 이동을 제약하는 등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만성한계기업으로 인해 고용, 투자, 노동생산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낼 필요가 있다”며 “한계기업들의 폐업 등 비용부담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면서 환부만 도려내는 세밀하고 과감한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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