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와 ATM 계속 줄이는 은행권… 고령층 등 금융 소외계층 '패싱'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국내 은행들이 매년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준 보유한 점포 수는 총 3911개로 나타났다. 2014년 같은 기간 519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24.6%(1279개) 줄어든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2014년 말 1169개의 점포를 운영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808개 만을 운영하고 있다. 361개나 폐점한 것이다.
우리은행 또한 같은 기간 1180개에서 729개로 285개 줄어들었으며, 신한은행 역시 842개에서 636개로 206개 감소했다. 주요 고객군의 특성을 고려해 ATM 폐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농협은행의 경우 1180개에서 1112개로 68개 줄었으며, 하나은행은 613개에서 626개로 13개 늘었다.
ATM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영하 의원(국민의힘)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국내 15개 은행의 ATM은 2만7076대로 집계됐다. 작년 말 2만7760대와 비교해 2.5%(684대) 감소한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말 3만6146대를 시작으로 2020년 말 3만3708대, 2021년 말 3만1514대, 2022년 말 2만9321대 등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은행권은 경영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점포와 ATM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ATM의 경우 ATM 관리나 냉난방비 등 유지 비용이 늘고 있고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어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각 지점과 ATM 사용 빈도, 경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그 수를 조절한다"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활용 능력이 떨어져 점포 방문을 원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강민국 의원(국민의힘) "은행이 적자 경영도 아닌데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고자 비대면 은행 거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점포와 ATM을 무더기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은행이 지켜야 할 공공성과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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