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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농협금융 '좌불안석'… 여야 모두 국감 정무위·농해수위에서 '지배구조' 집중포화 예고

강기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올 상반기 잇따른 금융사고로 금융권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달 7일부터 본격 개최되는 2024년 국정감사에서 여야 모두 은행과 금융지주들을 벼르는 중이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실패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강호동 중앙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이 정무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국감장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2대 국회는 내달 7일부터 25일까지 2024년도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특히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정무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금융위원회와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국감 시즌에 돌입한다.

정무위는 내달 25일에는 기관증인을, 30일에는 일반증인을 채택할 계획이다.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을 국감장에 세우고자 국민의힘은 1차적으로 증인 신청을 마무리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3일까지 증인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듯 여야가 금융권 CEO의 증인 채택에 열심인 데에는 최근 금융범죄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은 국민적 공분과 정치권의 관심을 수면 위로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까지는 우리금융이 대표적으로 '매'를 맞고 있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올해 농협은행에서도 4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내부통제 실패는 금융권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금융 다음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농협금융은 복잡한 지배구조가 내부통제 실패를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돼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앙회가 여전히 농협금융의 지분을 모두 갖고 있다. 즉, 전문성이 없는 중앙회 출신 낙하산 인사가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등 계열사에 쉽게 투입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중앙회 내 인사교류 시스템을 통해 중앙회 직원이 농협은행에서 경험을 쌓고 다시 금융지주나 중앙회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인사 관행이 내부통제를 실패를 야기한다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설립 취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정무위와 농해수위 두 곳에서 감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세간의 관심은 덜 받을지언정 양 국감으로 인한 피로도는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무위에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유동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모두의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 소속 위원들이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농협금융도 예외일 순 없다. 농해수위에선 윤준병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6월 윤 의원은 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하고자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농협금융 내에서 반복해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선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농해수위 국감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동 중앙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이 직접 국감장에 등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의원은 "강호동 중앙회장뿐만 아니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등 계열사 CEO들이 농해수위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만간 국감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두 국정감사과 관련해 성실히 자료 제출이나 증인 채택에 응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없으며, 자세한 진행 사항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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