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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연말 인사 포인트는 '실적' 아닌 '내부통제'?… 자회사들 내부 '단도리' 총력

강기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금융권의 연말 인사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또한 그룹 자회사들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실적보다는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고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일관되게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해 끊임없이 발생한 금융권의 내부통제 관련 사고가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음에 비춰, 내부통제의 효과적 관리측면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될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했다.

승계 절차 대상은 신한은행을 포함해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자산신탁,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 신한EZ손해보험 총 12곳이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의 두 CEO는 내년 말까지 임기가 보장돼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확한 날짜를 알 순 없지만 12월 초쯤 압축후보군을 선정한 후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실적, 내부통제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자경위가 후보군을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측은 아직 명확한 기준을 밝히진 않았지만 금융권에선 이번 신한금융 자회사 CEO들의 연말 인사 포인트는 '내부통제'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말 인사의 기준이 '실적'에 맞춰졌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가 다소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옥동 회장은 취임 초부터 금융사고 방지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진 회장은 작년 3월 취임 당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찰과 조직 전반에 흐르는 내부통제 실천은 단순히 프로세스 일부가 아닌 회사가 존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진 회장의 의지는 최근 신한은행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금융권에선 최초로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은행과 금융지주는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하면 되는데, 신한금융은 그 시기를 3개월 이상 앞당겨 제출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거의 무풍지대에 가까웠지만, 최근 우리금융에서 발생한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례 등 국내 금융권에서 연일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자경위의 인사 판단 기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런만큼 신한금융 자회사들은 올해 남은 기간 내부통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리하게 영업력을 끌어올리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CEO 연임이 물건너 갈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금융내) 자회사들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큰 것으로 안다"며 "내부통제 부실을 초래하는 인사는 '아웃'되는 내부 분위기가 자경위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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