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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9월④] ‘AI 맞대결’ 아마존과 MS의 서로 다른 한국 공략법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인공지능(AI)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클라우드 빅테크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소위 빅3로 꼽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은 전세계 각지에 전방위적인 투자를 쏟으며 클라우드 기반 AI 시장에서 우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닌데요. 전세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시장이 가지는 파이가 미미하긴 해도, 전반적인 IT 수요가 적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국내 민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약 80%를 이들 글로벌 빅3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물론 그 중에서도 AWS의 점유율이 압도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AWS는 최근 자사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의 서울 리전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AWS AI 데이’ 컨퍼런스 기조강연에서 벤 카바나스 AWS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술 디렉터는 아마존베드록을 한국 AWS 데이터센터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국내 사용자는 아마존베드록을 일본이나 싱가포르 같은 해외 데이터센터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아마존베드록으로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하거나 애플리케이션 구축, 데이터를 처리할 때 응답 속도가 다소 느렸습니다. 해외 리전을 사용함에 따른 네트워크 비용이나 데이터 전송 비용도 상당했고요.

하지만 서울 리전이 론칭되면 국내 AWS 데이터센터를 통해 아마존베드록의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되니, 국내 사용자 입장에선 응답 속도가 기존보다 빨라지고 처리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아마존베드록은 AWS와 그 파트너들이 개발한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들 가운데 필요한 모델만 골라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AI 백화점’으로, 현재 AWS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대표 AI 서비스입니다. 일찌감치 오픈AI ‘GPT’를 내세워 독자적인 생성형 AI 전선을 구축한 MS와 달리, 오히려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개방형 생태계를 내세워 전략적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MS도 최근 한국의 AI 수요를 공략할 파트너를 찾았습니다. 바로 KT인데요. MS와 KT는 지난 6월 AI 부문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약 석달 만인 27일(현지시간) 미국 MS 본사에서, ‘한국형 AI’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5개년 수조원 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을 후속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양사는 향후 5년간 ▲한국형 특화 AI 솔루션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AI전환) 전문기업 설립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공동 연구 및 국내 수만 명의 AI 전문 인력 육성 등을 함께 추진할 예정입니다.

역시 주목되는 것은 한국형 AI를 개발하겠다는 대목인데요. 양사는 오픈AI의 최신 LLM인 ‘GPT-4o’와 MS의 소형언어모델인 ‘파이(Phi)’ 등을 활용해, 한국의 문화와 산업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입니다. 함께 개발한 맞춤형 AI 모델은 KT의 고객서비스 챗봇 등을 비롯해 기업(B2B) 고객을 위한 산업별 특화 AI 솔루션 구축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KT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을 자사 서비스에 다양하게 접목해, KT 이용자들이 코파일럿 기반의 사용자 맞춤형 AI 검색과 개인화 서비스 등을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게 할 참입니다. MS와 다방면의 기술 협력을 통해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겨냥한 한국형 코파일럿을 개발해 자사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렇듯 MS는 KT라는 로컬 파트너를 활용해 AI 기술 역량을 빌려주는 대신 현지 맞춤 세일즈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양사는 이번에 AI뿐만 아니라 규제와 보안에 민감한 국내 공공·금융 고객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통해 MS는 외산 클라우드 업체에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되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도 KT 힘을 빌어 발을 담을 수 있게 됩니다. 여러모로 MS의 한국 시장 공략에 KT가 주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결국 AWS와 MS가 향후 국내 AI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올릴지가 관건입니다. 각기 다른 전략이지만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만은 똑같습니다. 이미 클라우드만으로도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AWS가 AI 시장에서도 우위를 가져갈지, MS의 KT를 통한 우회 공략법이 먹힐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에퀴닉스, 韓 세번째 데이터센터 출격…AI 수요 정조준=미국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가 11월 내 한국에서의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착공하고 국내 사업을 강화한다.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대표는 26일 미디어브리핑에서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에 국내 세 번째 데이터센터인 ‘SL3x’를 2개월 내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퀴닉스는 2019년 서울 상암동에 ‘SL1’ 데이터센터를 선보인 이후 올해 2월 고양시 향동에 ‘SL2x’ 데이터센터를 완공했다. ‘x’는 하이퍼스케일(Hyperscale)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마존과 MS, 구글 같은 초대형 기업 전용 데이터센터다. 이번 SL3x 역시 하이퍼스케일 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다. 전력 제공량이 4.5메가와트(MW)인 SL1 대비 SL2x는 24MW 규모인데, 이번 SL3x의 전력 제공량도 동일하다. 에퀴닉스는 국내 기업을 비롯해 한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의 AI 도입을 가속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불확실성 커졌다…뉴타닉스, 신뢰할 수 있는 VM웨어 대안=뉴타닉스는 26일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닷넥스트 온 투어 서울 2024’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변재근 뉴타닉스코리아 사장은 “올해는 뉴타닉스가 창립 15주년을 맞았고, 클라우드 가상화 핵심 기술인 ‘AHV 하이퍼바이저’는 출시된 지 10년이 된 의미 있는 해”라며 소회를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뉴타닉스는 HD한국조선해양이 비즈니스 시스템에 사용되는 일부 핵심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개선 및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VM웨어 대신 ‘뉴타닉스 클라우드 플랫폼(NCP)’ 솔루션을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변 사장은 “VM웨어를 인수한 브로드컴의 가격 정책 이슈 등으로 뉴타닉스를 선택한 사례”라며 “오랜 시간 PoC(사업실증) 및 PoV(가치검증)를 거쳐 결정했고, 이를 통해 HD 한국조선해양은 내부적으로 기존 대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최소 30%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 “AI 필수재 된 클라우드, 데이터 가치에 따른 유연한 선택 필요”=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DC) 시장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데이터와 서비스의 유형 및 활용 목적에 맞는 최적의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재석 KT클라우드 본부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클라우드 빅 테크(Cloud Big Tech) 2024’에서 “만약 기밀 정보가 있는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레거시 온프레미스를, 애자일하게 가고 싶다면 퍼블릭 클라우드를, 애자일 개발이 필요하지만 데이터 민감도가 높다면 보안이 강화된 소버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등 자기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AI, 클라우드, 보안 등 주요 차세대 핵심 산업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기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구글클라우드, 제미나이 제품군 업데이트…생성형AI 활용사례 발표=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미나이 앳 워크(Gemini at Work)’에서 전세계 고객의 생성형 AI 대규모 활용사례를 소개하고 AI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먼저, 기업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실제 운영 단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최신 구글 ‘제미나이’ 모델 제품군을 ‘버텍스 AI’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이와 함께, 구글 클라우드의 ‘컨택센터 AI’ 솔루션과 새로운 생성형 AI 기능을 결합한 고객 인게이지먼트 제품군이 신규 출시된다. 아울러, ‘구글 워크스페이스용 제미나이’에는 새로운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 보호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올해에만 버텍스 AI에서 제미나이 API 사용률이 36배 증가했다는 점은 생성형 AI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적자 누적’ 티맥스A&C, 10월1일부터 비상경영 체제 돌입=티맥스그룹 9개 계열사가 모인 티맥스A&C가 10월1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티맥스A&C는 티맥스그룹에서 클라우드, AI, 메타버스, 핀테크 등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운용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적자 기조로 경영난을 겪자 내부 기강을 잡고 비용절감에 돌입한 모습이다. 티맥스A&C는 사무 공간을 재배치하고 기존 유연근무제는 9시부터 6시까지 집중 근무제로 변경한다. 신규 채용도 잠정 중단한다. 비용 절감 과정에서 직원 복지혜택도 줄었다. 다음달 1일부터 법인카드 한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복지포인트, 사우회 경조금, 피트니스 시설 지원금을 중단한다. 연구원 사택 운영을 폐지하고 리프레시 휴가 사용도 잠정 중단한다. 티맥스소프트를 재인수하고 진행되는 여러 과정 중 티맥스A&C는 1200여명 임직원 9월 급여 지연 가능성도 알렸다. 목표 대비 매출 부진과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며 자금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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