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검색'과 '부'의 패러다임 [real! AI pro]
AI 대전환의 시대, 쏟아지는 이슈와 키워드 중 '꼭 알아야 할 것'과 '알아두면 좋은' 것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real! AI Pro]는 이 고민을 현업 전문가들이 직접 선정한 주제와 인사이트를 담아 명쾌하게 정리해드립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디지털 중심 시대에 '검색(Search)'의 왕좌를 차지한다는 건, 상당한 성공과 부가 따르는 일입니다. 글로벌에선 구글이, 한국에선 네이버가 이를 증명했죠. 검색은 세상의 모든 데이터와 연결되는 통로로써, 기존 검색 기업들은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사용자의 검색 의도에 맞춰 적절히 제공하는 형태로 경쟁력을 강화해 왔는데요.
이는 곧 검색결과에 포함 가능한 맞춤형·고부가가치 광고 비즈니스와도 연결됩니다. 매년 수백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구글 역시 지금도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검색광고에서 비롯될 정도니까요. 네이버 역시 한국어 데이터에 특화된 검색을 기반으로 각종 일상용 부가 서비스를 검색엔진 플랫폼에 탑재하는 형태로 국내 톱티어 회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각 시장 검색 선두주자들의 입지는 그동안 굳건히 지켜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AI 검색이 급부상하며 기존 검색 산업의 패러다임에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점은 분명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현재 글로벌 AI 검색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퍼플렉시티만 해도 창업 2년도 안 된 시점에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연간 수백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죠. 이 외에도 다양한 AI 검색 서비스 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데요.
과연 이들은 전세계 검색산업의 오래 묵은 때를 벗겨내고 새로운 시장질서의 태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에선 글로벌 AI 검색기업 라이너의 허훈 테크리드가 AI 검색의 특징과 차별화된 시장 파급력, 그에 따른 부의 구조 변화 가능성까지 명쾌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허훈 테크리드는 한국외대에서 컴퓨터공학부 졸업 후 카카오브레인에서 대형 오픈소스 NLP(자연어처리) 프로젝트를 이끈 AI 전문가입니다. 현재는 라이너에서 AI 검색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산업 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달, 글로벌 AI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로 꼽힙니다.
AI 검색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허훈입니다. 최근 많은 사람이 라이너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로 AI 검색을 접하면서, 기존과 다른 경험에 깜짝 놀라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기존 검색에서 10번 검색해서 얻을 내용을 AI 검색으로 단 1번에 얻을 수 있다는 건, 분명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이지요. 이는 AI 검색이 가진 구조적 특징에 기인합니다. 알고리즘이 검색 키워드 기준으로 관련도 높은 정보가 포함된 페이지를 선별해 보여주던 방식과 AI 검색은 다릅니다.
AI는 사용자의 요청을 토대로, 스스로 다양한 데이터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조합해 제공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다수의 페이지를 직접 뒤지지 않아도 되죠. 무엇보다 지시문(Prompt)에 따라 한번에 복수의 정보를 취합하는 일, 결과물을 사용자 입맛에 맞춰 출력할 수 있다는 점도 AI 검색의 남다른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지점입니다.
이로써 검색 서비스와 사용자의 소통 간극이 좁아진 점도 주목할 요소인데요. 가령 검색제왕 구글의 경우, 숙련된 검색 사용자들은 더 최적화된 결과를 얻기 위한 여러 팁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일례로 검색어 앞뒤에 따옴표(“)를 붙이면 해당 키워드가 반드시 포함된 페이지만 결과물에 보여준다든지 하는 것들이죠. 쉽고 유용합니다만, 아쉽게도 일반 사용자 중에는 이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프로그램 단축키처럼 하나하나 배워야 하니까요. 이는 종종 '구글에 모든 정보가 있지만, 원하는 정보가 없다'는 아이러니와 비대칭이 만들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반면 AI 검색은 복잡한 명령어나 트릭을 익힐 필요 없이 일상 언어로, 그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만 하면 즉각 그에 걸맞은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 줍니다. 아직은 AI 검색 시장 초기지만, 이런 경험이 널리 퍼질수록 대중은 과연 기존 레거시 검색과 AI 검색 중 무엇을 택할까요? 답은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누구도 정보의 비대칭이 없는 세상을 원할 테니까요.
AI 검색에 따를 '부의 재분배'
산업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AI 검색은 큰 반향을 부를 잠재력이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검색광고 비즈니스는 AI 검색의 등장으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거든요.
기존에는 사용자가 정보를 접하려면 검색 결과로 제공된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이때 각 페이지에서는 접속자에게 다양한 광고 배너를 노출함으로써 광고주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AI 검색은 이 과정이 생략되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 AI가 필요한 정보를 한 페이지에 취합하고 인사이트까지 도출해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사용자는 굳이 팩트체크가 필요하지 않다면, 검색결과에 제공된 출처링크까지 접속하지 않을 겁니다. 즉, 콘텐츠 제공자들은 AI 검색 사용자들로부터 광고 수익을 얻을 기회가 그만큼 적어진다는 의미죠. 심지어 자사 페이지 접속 트래픽도 그만큼 낮아집니다. 이는 최근 언론을 비롯한 주요 정보 제공자들이 오픈AI와 소송을 불사하며 그들에게 유료로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AI 검색 사용자들이 늘어날수록 이들 플랫폼의 영향력도 커질 겁니다. 결국 콘텐츠 제공자들은 자사 콘텐츠의 노출을 높이기 위해 역으로 AI 검색최적화(SEO)에 힘쓰고, 광고주들도 점차 AI 검색 플랫폼에 할당하는 예산을 늘리게 되죠. 마치 스마트폰 등장 후 기존 PC 웹에서 모바일 웹 중심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추가 자연스레 넘어간 것처럼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일정 부분 '부의 재분배'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분간 기존 검색 선두주자들은 AI 검색기능 도입을 서두르고, 콘텐츠 보유 측은 AI 검색 노출을 막으려 들기도 하겠지요. 또한 전통산업에서는 AI 시장의 부를 시샘하여 견제하는 일도 생겨날 것입니다.
독점불가! 상생하는 AI 검색 만들어야
하지만 중요한 건 상생입니다. AI 검색 사업자들이 모든 부를 갖겠다고 선언하며 데이터 소비의 입구를 틀어쥔다면 누구도 AI 검색업체와 협력하려 하지 않겠죠. 이는 AI 검색 사업자들도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에 점차 접근하기 어려워짐을 의미합니다. 결국 AI 검색 사업자는 새로운 편익으로 디지털 검색의 시대전환을 이끌고, 동시에 정보 제공자들과 지혜롭게 수익을 공유하며 상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 이 시장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AI 검색이라고 사용자가 꼭 원본 출처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라이너만 하더라도 글로벌 유료 사용자 중 90% 이상이 대학생과 석박사생, 연구원 및 전문직 종사자들인데요. 이들은 특성상 양질이면서 출처가 명확한 정보를 원합니다. 이에 라이너도 답변의 문장 단위로 출처 확인에 최적화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경험)를 제공하는데요.
그 결과 실제 사용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사용자들이 답변의 출처를 클릭하는 비율은 20~30%에 달합니다. 앞으로도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이용자들이 더 쉽고 편리하게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본 출처로의 이동을 장려하는 서비스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 '가장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수익 공유 방안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긴 시기상조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고민과 논의는 지금부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특징적 AI 검색 중심으로 확대된다
다음은 AI 검색 시장의 성장 동향 및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일각에서 'AI 검색, 말만 많고 쓰는 사람도 별로 없던데?'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AI 검색 서비스가 등장한 건 아직 길어야 2년에 불과합니다. 그사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에서 AI 검색 기능을 일부 선보였지만 그건 전체 검색 기능 중 일부이고 시범적 도입에 불과했죠. 각각의 특징도 뚜렷하진 않았습니다.
반면 요즘 순수 AI 검색 서비스들은 자사만의 뚜렷한 특징을 갖고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마치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구글과 네이버에 비유할 수 있겠는데요. 처음에는 둘 다 소셜미디어나 검색이란 카테고리로 묶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 서비스 간 특징과 강점이 뚜렷해지면서 고유의 사용자층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 편의를 맛본 이들은 점점 더 많은 AI 검색 서비스를 사용해보며 자신만의 활용 패턴을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라이너 유저들을 보면 구글도 쓰고, 퍼플렉시티도 씁니다. 대신 라이너를 쓸 때는 명확한 출처 확보와 고급 지식 데이터 습득과 같은 명확한 이유를 두죠. 지금의 AI 검색 시장은 이처럼 각자의 특징을 두고 유저 기반이 점차 세분화되며 함께 성장하는 시점으로 생각됩니다.
더이상 검색의 K-갈라파고스는 없을 것
한편으로, 그동안 국내 시장을 주름잡은 여러 기술 및 서비스 기업이 있지만 그들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한 경우는 별로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서비스 대신 갈라파고스처럼 분리된 생태계가 구축된 경우도 적지 않았고요. 우리가 해외에서 구글지도를 쓰는 것이 어색하고, 외국인들도 한국에 들어왔을 때 낯설어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왕이면 우리 서비스가 해외에서 통용되도록 만든다면 좋을 텐데요. 이 점에서 AI 검색은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미 다국어에 통달한 AI 검색 서비스는 더이상 '한국어를 잘하는 것'이 아닌 '한국어도 잘해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인데요. 이는 우리 서비스가 해외로 나갈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국어 잘하는 해외 검색 서비스도 얼마든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따로 고민해야 할 시대가 아닙니다. 적어도 검색은 해외든 국내 사용자든 '그들의 문제'만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언어장벽과 관계없이 사용자의 선택을 얼마든 받을 수 있는 영역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젠 이 시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국내외 시장을 함께 노리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야 승산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다음 편에서는 대세가 될 AI 검색 기술 및 서비스의 차이는 어디서 나타나는지를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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