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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며 달리는 폭주기관차… 영풍-고려아연, 결국 끝까지 간다

최천욱 기자
2024.10.2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4.10.2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고려아연과 영풍은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린 것 같네요.”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를 앞세운 영풍간의 경영권 분쟁이 실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매우 심각하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이후,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간 진행된 고소와 가처분, 본안소송 등을 살펴보면 이미 양측간의 화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평가다.

예를들어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냈다 기각된 자기주식취득금지 가처분 소송을 시작으로 사외이사에 대한 배임 고소, 고려아연 경영진 관련 영풍-MBK의 배임 고소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 측에서 영풍과 MBK측을 상대로 낸 장형진 고문 등의 영풍 배임 고소, 배당가능이익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금융감독원 진정, 장형진 고문의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과 관련된 검찰 고소 등도 적지않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된 지난 2일에도 영풍측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앞서 법원이 주식회사 영풍이 고려아연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판정을 내렸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영풍측이 곧바로 또 다시 가처분신청을 낸 것은 기존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무시하는 것이며, 해당 가처분 안건이 같은 재판부에서 심리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묻지마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MBK파트너스가 자사주 공개매수에 찬성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검찰에 고발하자, 이에 고려아연 측은 배당가능이익 즉 고려아연의 자기주식취득한도가 586억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상대 측을 시세조종과 시장교란행위를 했다며 금융감독원 진정과 함께 민형사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고려아연측 관계자는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의도적으로 왜곡 및 확산시켜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행위를 일삼아왔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영풍측도 고려아연의 주장을 받아치면서 강경한 입장이다.

영풍의 강성두 사장은 최근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싸움을 예상도 못했던 것도 아닌데 이정도에서 맥없이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경영권분쟁에서 강경한 대응을 이어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어 영풍측은 일단 화해의 손짓을 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가능하지 않은 제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회장은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결국 양측이 주식공개매수가를 높이면서 마주보며 달리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만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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