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올해도 국감 불참하나… 양종희 회장에 쏠리는 시선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과연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낼지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콜센터 고용안전' 관련 증인으로 소환된 양 회장의 국감 참석 여부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앞서 내부통제 문제 등으로 정무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만약 이번에도 이런저런 연유로 KB금융이 국감에 불참하게 되면 지난해 윤종규 KB금융 전 회장에 이어 두해 연속 부름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리딩금융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 환노위에선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상 국감이 열린다.
이날 금융권 인물 중에선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콜센터 직원의 처우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말 콜센터 직원 240명 집단 해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은행의 ▲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조치 미흡 ▲부당해고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22일 열린 KB금융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가 나와 "과노동 환경 속에서 동료가 세상을 떠났다"며 호소해 주목을 끌은 바 있다.
특히 국민은행의 콜센터 관련 이슈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문제인 만큼 양 회장의 이번 국감 출석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종희, 국감 출석 여부 아직까지도 불투명… 금융권에선 '불참'에 무게
하지만 정작 양 회장의 국감 출석 여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KB금융측도 최근까지 양 회장의 국감 출석에 대해선 함구하며 딱히 공식화하지 않은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도 양 회장의 국감 불참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양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와 관련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실질적인 국감에는 불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도 금융지주 회장님들은 줄줄이 해외 일정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레 국감 일정을 피해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다만 양 회장이 이번 국감에 출석하지 않게되면 KB금융은 2년 연속 국감 부름에 불응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감 때에는 내부통제 관련 문제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이 소환됐지만, 해외 IR 일정 등을 이유로 끝내 불참하며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은 "무게감에 걸맞는 책임있는 행동을 그래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아 실망이 크다"며 윤 전 회장을 고발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윤종규 증인이 국정감사 불출석과 이에 따른 허위 불출석 사유서 제출 및 신속한 해외체류 기간연장 관련 내부 품위서 결제가 가능하게 된데는 반드시 내부의 조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일을 조력한 KB금융지주의 성명불상자에 대한 고발도 병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을 농락하고 국회를 무시한 윤종규 증인과 성명불상의 조력자를 고발해야할 시간"이라고 직격했다.
특히 이번 환노위 국감에서는 비단 콜센터 쟁점뿐만 아니라 KB금융이 마주하고 있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내부통제 문제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한 질의도 오갈 것으로 예상 돼, 이와 관련 양 회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홍콩 H지수 ELS 판매규모가 컸던 국민은행은 불완전판매 의혹 논란 외에도 올해 국민은행 직원에 의한 내부통제 관련 사고들이 줄줄이 드러나며 KB금융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아울러 이번 양 회장의 증인 신청이 국민은행 출신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이뤄졌다는 점에서 KB금융이 갖고 있는 여러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는 금융권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타겟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호통 국감이라기 보다는 사안 자체의 무게감이 남 다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회장들은) 마냥 피하기 보다는 받아들일 부분은 겸허히 받아 들이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금융사고로 금융권 도마 위에 올랐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정무위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는 별개로, 이번 환노위 국감뿐만 아니라 향후 정무위 종합감사 등에서도 과연 리딩금융을 대표하고 있는 양 회장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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