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붐을 대표적으로 누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TSMC는 17일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 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제시한 예상치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 또한 뛰어났다. TSMC의 3분기 매출은 7596억 9000만 대만달러(약 32조 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2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직전 분기 대비 12.9% 늘어나며 시장 전망치인 233억 3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이와 함께 TSMC는 3분기 매출총이익률이 57.8%, 영업이익률이 47.5%, 순이익률이 42.8%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분기 웨이퍼 매출에서 3나노 비중은 20%, 5나노는 32%, 7나노는 17%를 기록하며 첨단 공정이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AI 반도체 수요는 TSMC의 실적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AI 칩 수요가 침체한 모바일 산업을 상쇄하고 있다"며 "TSMC의 2나노·3나노 공정에 대한 엔비디아, AMD, 애플, 퀄컴의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전했다.

이는 반도체 장비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TSMC는 AI 반도체 분야의 수혜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는 AI 반도체 수요가 모바일 시장 침체를 상쇄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으며, TSMC는 엔비디아, AMD,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2나노·3나노 수요를 바탕으로 더욱 빠른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