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KB금융 양종희·이재근, 끝내 국감 증인 불발… 강남채 부행장이 대신 '뭇매' 맞나

강기훈 기자
양종희 KB금융 회장(사진 좌), 이재근 KB국민은행장(우)
양종희 KB금융 회장(사진 좌), 이재근 KB국민은행장(우)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금융권 정무위 종합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KB국민은행이 국감장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구 KB부코핀은행)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에 관해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끌었던 양종희 KB금융회장,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모두 출석이 불발됐고 그 대신 강남채 국민은행 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정무위 종합감사의 증인으로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이사, 우욱현 신협중앙회 관리이사, 김인환 OK금융그룹 부회장, 강남채 KB국민은행 부행장이 증인 출석한다.

국내 5대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KB국민은행만 이번 정무위 종합감사 국감장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을 놓고 KB국민은행은 논란의 중심에 놓인 바 있다.

당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KB뱅크 투자 손실 문제와 관련해 최종 결정권자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라며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아닌 양 회장을 소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양당 간사 간 합의를 거쳐 양 회장과 이 행장은 지난 10일 열린 정무위 감사 때는 증인 명단에서 최종 제외됐다. 대신 정무위는 이번 종감 때 강남채 부행장을 불러 현안을 질의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경우, 이번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강 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고, 여기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국감장을 회피하고, 그 대신 강남채 부행장이 출석해 적지않은 뭇매를 맞아야하는 모먕새가 됐다.

강 부행장이 출석할 경우, 여야는 한목소리로 인도네시아 KB뱅크 투자 손실과 관련해 날카로운 질의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KB뱅크는 아직 정상화의 길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은행이 KB뱅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에 KB뱅크는 1514억9200만원 가량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주사 이익에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강 부행장은 "2022년 기준 KB뱅크가 갖고 있는 부실 자산이 35조 루피아(약 3조원)에 달했는데 이번 상반기 11조 루피아(약 1조원)까지 떨어졌다"며 "순조롭게 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강 부행장이 지주 '글로벌통'으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질문 공세는 더 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 부행장은 2017년 KB국민카드에서 글로벌사업부장을 지냈으며, 2022년부터 KB금융 글로벌본부장과 국민은행 글로벌성장지원본부장을 겸직했다. 올해에는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대표를 맡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 홍콩 ELS 투자 손실과 관련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H지수가 올해 폭락하자 은행권 중 홍콩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 여파로 지난 1분기 실적에서 KB금융은 8620억원의 충당부채를 쌓기도 했다.

여전히 '원금 100% 배상'을 요구하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투자자가 다수 존재하는 점은 국민은행 입장에선 걸림돌이다. 지난 14일 법무법인 YK는 홍콩 ELS 소송 참여 원고인단 모집을 위해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즉 KB국민은행이 은행권 대표로 국감에서 홍콩 ELS와 관련해 매를 맞을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록 홍콩 H지수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으나 이미 손실이 확정돼 피해 본 투자자가 다수 존재한다"며 "이번 종합감사에서 이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