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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10월④] AI·클라우드 신시장 ‘중동’으로 가는 韓기업들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인공지능(AI) 및 디지털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신흥 시장 중동으로 한국 IT 기업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동·북아프리카(MENA) IT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6.41%를 기록해 2029년 33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실제 중동의 각국 정부는 석유 의존을 줄이기 위해 경제 다각화를 핵심과제로 삼고 있고, 여기에 IT 기술은 빠질 수 없는 자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전환 수요를 적시에 충족할 수 있는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라, 국내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중동 시장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는데요. 연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인 가칭 ‘네이버 아라비아(NAVER Arabia)’를 설립하고, 사우디와 함께 첨단기술 분야 대규모 국책과제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중동 시장에 최적화된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적극 수혈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9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데이터센터 솔루션, 클라우드 서비스,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지능형 로봇 연구개발 등을 포함하는 ‘소버린 AI 구축 업무협약’도 체결한 상태입니다.

물론 네이버뿐만 아니라 국내 다양한 중소·중견 IT 기업들도 중동을 새로운 디지털혁신의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이들을 이끌고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을 방문했는데요. 이곳에 본사가 있는 사우디 석유회사 아람코와의 AI 등 혁신기술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국내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 메가존클라우드를 비롯해 업스테이지·뤼튼테크놀로지스 등 AI·디지털 기업 6개사가 함께했습니다.

이들 역시 ‘소버린 AI 및 클라우드’ 모델을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메가존클라우드는 이 모델을 바탕으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후속투자 기반을 다지고 왔습니다. 또한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지난달 사우디 리야드에서 개최된 ‘글로벌 AI 서밋(GAIN)’에서 아람코와 MOU를 체결해 현재 POC(개념검증)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도 중동 시장 공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해킹, 악성코드, 분산서비스거부(DDoS) 등 공격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늘어난다는 의미니까요.

그래서 안랩의 경우 지난 21일 사우디의 사이버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업체인 사이트(SITE)와 합작법인 ‘라킨(Rakeen)’을 공식 출범했습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100% 소유한 사이트는 현재 사우디의 디지털전환과 사이버보안,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안랩은 사이트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보안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달 14일부터 5일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세계무역센터(DWTC)에서 개최된 중동 최대 IT 전시회 ‘자이텍스(GITEX) 2024’에도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지니언스, 엑스게이트, 모니터랩, 나온웍스, 비티씨씨큐, 수산아이앤티, 씨티아이랩, 이와이엘, 이지서티 등이 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동은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최대 과제로 꼽고 있는 국내 IT 기업들에는 그야말로 ‘기회의 땅’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AI, 클라우드, 디지털 기술들이 중동의 디지털전환을 꽃피울 씨앗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KT클라우드 직원들, 11월말 ‘본사 복귀’ 결정…내부 동요 커질라=지난 2022년 KT클라우드 분사 당시 KT로부터 전적한 상당수 직원들이 다음달 말 ‘본사 복귀’ 여부를 결정짓는다. KT는 2022년 4월 클라우드·IDC 사업을 현물출자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했고, 당시 KT클라우드로 전적하는 직원들에게 2년 후 KT 본사로의 복귀를 보장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그 시점이 올해 11월로 다가온 것이다. 본사 복귀 시점을 앞둔 직원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분사 이후 AI 혁신 등으로 시장 환경이 더욱 복잡해졌고, 그 사이 KT 최고경영자(CEO) 또한 구현모 대표에서 김영섭 대표로 바뀌면서 조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김영섭 대표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I·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재설정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본사로의 대대적인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희망퇴직 등 인력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있는 KT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AI·클라우드 내세우던 SAP vs IBM...3분기 실적 ‘희비’=클라우드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SAP와 IBM이 올해 3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SAP의 경우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 늘어난 84억7000만유로(약 12조6300억원)로 집계됐다. 독일 경제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었던 성장동력은 클라우드와 AI 결합에 있다. 자체 데이터만으로 구동되는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고객당 평균 지출이 더 높았고, 여기에 AI 기능을 접목시켜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반면 IBM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 증가한 149억6800만달러(약 20조6780억원)를 기록, 시장 예상치인 150억달러를 하회했다. 또한 3억3000만달러(약 4560억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IBM은 AI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드웨어와 컨설팅 중심의 전통적인 사업부문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네이티브 기업 지향…카카오, 통합 AI브랜드 ‘카나나’ 공개=카카오가 그룹의 AI 비전을 공개했다. 22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f 카카오 AI 2024’를 개최한 카카오는 그룹 대화 맥락까지 이해하는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Kanana)’ 출시를 예고했다. 또한 카카오가 개발 중인 언어모델, 멀티모달 언어모델, 비주얼 생성형 모델 등 주요 생성형 AI모델들도 소개했다. 아울러, 일하는 방식에까지 AI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 네이티브’로 나아가고 있는 카카오 변화상을 공유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맥커처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이 특별연사로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엔비디아 추론 마이크로서비스(NIM)’ 도입과 관련해 카카오와 협력 중이며, 카카오에서 엔비디아 최신 칩 ‘GH200’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로, 공정위에 레드햇 제소…“시장지배적지위 남용” 주장=국내 클라우드 전문기업 오케스트로가 글로벌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오케스트로는 22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레드햇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당사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알렸다. 오케스트로는 “서버 OS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레드햇이 2023년 7월경부터 자사 OS를 구독하는 고객사에 ‘오케스트로의 가상화SW를 사용할 경우 기술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당사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당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의 최종 계약에 실패하는 등 여러 입찰 건에서 탈락하거나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가 단절될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이다.

◆공공 클라우드 네이티브 본격화…국토정보플랫폼 등 13개 시스템 전환=행정안전부는 약 500억원을 투입해 국토정보플랫폼·고용산재보험서비스 등 10개 기관의 13개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전환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의 단순 클라우드 이전이 아닌 시스템 설계단계부터 클라우드 기술(기능분리·자동확장·자동배포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전환 대상은 지난해 수요조사를 거쳐 국민 수요가 많고 24시간 안정적인 가동이 필요한 공공 시스템 중 13개가 선정됐다. 시스템들은 사전 컨설팅 등을 통해 시스템당 평균 9개의 작은 응용프로그램으로 분할돼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전환시 ▲평균 시스템 중단 시간 95% 감축 ▲서비스 요청처리 시간 26% 단축, ▲이용자 폭증시 용량 4.5배 자동 확장 등이 예상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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