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K온, 출범 이래 첫 분기 흑자…"수익성 제고·ESS 등 포트폴리오 확대"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회사인 SK온이 2021년 출범 이래 12개 분기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도 높은 원가 절감 활동이 추진된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예상 반영액이 더해지면서 이뤄낸 쾌거다.
다만 내년까지 전기차 수요 반등이 불확실한 만큼 수익성 제고 활동을 지속하는 한편, 내년 가동할 포드·현대자동그룹 향 주요 공장의 최적화를 추진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역시 3분기 악화된 석유화학 사업의 점진적 반등에 따라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온은 4일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매출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7.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이로써 SK온은 2021년 독립법인 출범 이래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게 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고단가 재고소진,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램프업 비용 감소 등 전 분기 대비 기저 효과와 전사적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2분기 대비 4841억원 개선됐다. 아울러 미국 IRA에 따른 3분기 AMPC 수혜 금액이 608억원 반영되면서 회계상 적자를 상쇄했다.
SK온은 4분기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 가동 및 주요 고객사의 2025년 신차 출시 계획 영향으로 소폭의 판매량 증가를 예상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당사는 시장상황과 고객사 수요를 모니터링하며 기존 설비투자(CAPEX) 규모 절감과 관리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포드 합작법인(BOSK)와 현대차그룹 합작법인 투자가 연내 집행되면서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국내외 정책 금융과 JV파트너사 대여로 안정적 투자 비용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 증설 현황에 대해서는 "BOSK 3개 공장 중 켄터키·테네시 1공장은 예정대로 증설 중이나, 테네시 2공장은 양산 돌입(SoP) 시점이 연기됐다"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공장은 기존대로 진행하고 있으나 양산 시점은 고객사 차량 출시 일정과 양산라인 최적화 일정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SK온은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에 대한 배터리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수혜 규모가 크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순수전기차(BEV)에 대한 공급 제한 여부도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현욱 SK온 IR담당은 "SK온은 현대차그룹의 주요 배터리 협력사로 BEV뿐 아니라 HEV, PHEV에서도 선도적인 포지션을 확보해 하이브리드 확대에 따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 EREV용 배터리 공급도 적극 추진 중이지만, 이 차량이 전체 전기차를 주도하거나 BEV를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남짓 남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우려도 일부 불식했다. 전 담당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시에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연비 규제 폐지 등 전기차 시장 축소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IRA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시에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연비 규제 폐지 등 전기차 시장 축소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IRA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탄소배출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전기차 제조사들의 규제 연기 요청과 우회 전략에 따라 실제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전 담당은 "EU에서 승용차, 상용차 탄소배출 규제치를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부터 신규 등록 차량의 규제치가 기존 승용차 대비 20% 가량 강화될 예정"이라며 "유럽 내 차량 전동화율이 15%임을 고려하면 순수전기차로만 대응할 시 25% 가량 높아져야한다는 의미"리고 운을 뗐다.
다만 "전기차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일부 유럽 자동차 제조사가 규제 기관을 대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제조사 간 탄소 크레딧 관련 계약을 맺고 있어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내년 거시경제 영향도 지켜봐야해 현 시점에서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줄고 전분기 대비 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적자폭이 823.5% 확대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및 주요 화학제품의 스프레드 축소 등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주력인 석유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중국 석유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의 영향을 받았고, 화학사업 역시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 따른 재고효과 등으로 부진했다.
회사는 4분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정유 사업 내 설비 노후화·환경 규제로 인한 순증설 제한, 1일 합병한 SK E&S의 견조한 영업이익과 시너지 성과로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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