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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결산/전자] 갤S24부터 로봇청소기까지…스마트폰에서 가전으로 AI 경쟁 가열

옥송이 기자
올해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올해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올해 전자업계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연초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S24 시리즈로 시작된 AI 기술 도입은 스마트폰부터 가전제품까지 번졌다. 그 결과 AI 저변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에서 AI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은 한층 높아진 소비자들의 AI 수요에 맞춰 기술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 AI폰 시장 발빠르게 선점한 삼성전자…애플까지 참전

'AI폰 개화기'. 올해 초반 스마트폰 시장을 일컫던 수식어 가운데 하나다. 완성형 생성형 AI폰이 존재하지 않았던 만큼, 해당 시장은 무주공산이었다. 이 같은 생성형 AI폰의 포문을 본격적으로 연 주역은 삼성전자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인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AI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 시키기 시작했다. 삼성의 첫 AI폰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출시 직후부터 뜨거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후 3주간 판매량은 전작 대비 8% 증가했고, 서유럽에서는 전작 대비 28% 상회했고, 미국에서는 14% 증가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애플에 왕좌를 뺏긴지 2개 분기 만의 일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부문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차별화된 AI 기능인 갤럭시 AI로 인해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었다.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라면서 "갤럭시 S24 시리즈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AI 기능 사용을 목적으로 단말을 구매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디바이스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번역 기능.
온디바이스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번역 기능.

삼성전자는 갤럭시 AI의 첫 매개체로 삼은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갤럭시 AI를 적용하는 폼팩터를 확대했다. 갤럭시 S22 시리즈, 갤럭시Z플립·폴드4, 갤럭시 탭S8 시리즈 등을 대상으로 실시간 통역, 채팅 어시스턴트, 서클투서치, 노트 어시스트, 생성형 편집 등의 갤럭시 AI 기능을 확대 적용했다. 나아가 13개로 시작한 갤럭시 AI 지원 언어도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등을 더했다.

삼성이 AI폰 시장을 선점하자 후발주자들의 참전이 잇따랐다. 중국 제조사들은 물론, 삼성전자의 강력한 라이벌인 애플 도 자체 개발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한 아이폰16 시리즈를 통해 AI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AI폰 최강자 위치는 다소 위태로워졌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 1위는 애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폰 시장의 포문은 삼성이 열었으나, 막상 올해 AI폰 전체 1등 자리는 애플이 차지할 것이란 의미다. 이는 삼성과 애플의 판매량을 떠받치는 주축 모델이 각각 중저가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이라는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갤럭시 AI는 최신형 플래그십 라인부터 지원하지만, 막상 글로벌 무대에서 판매를 주도하는 건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다. AI폰 출하량이 뒤처지게 되는 이유다.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라인이 아이폰 판매량을 이끌기에 플래그십부터 AI를 지원한다 해도 AI폰 점유율 확대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제품 측면에서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 투 트랙을 펼치면서, 갤럭시 AI 도입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LG전자 '로보킹 AI 올인원', 로보락 'S8 맥V 울트라'.
(왼쪽부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LG전자 '로보킹 AI 올인원', 로보락 'S8 맥V 울트라'.

◆ 이름에 'AI' 달고 로봇청소기 시장 출전한 삼성·LG

모바일에서 불거진 AI 기술 경쟁은 가전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불씨를 당겼다. 다소 부진했던 가전 실적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가전=LG 공식을 깨기 위해 'AI 가전=삼성' 공식을 새롭게 도입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비스포크 AI 제품군을 출범시켰다. 이는 기존 개인 맞춤형 가전 브랜드인 삼성전자 비스포크에 인공지능(AI)을 더한 것으로, 냉장고·인덕션·로봇청소기 등 총 15종에 고성능 AI칩을 탑재했다. AI 가전 마케팅에 열을 올린 삼성전자와 달리 침묵을 유지하던 LG전자가 AI 가전에서 맞붙은 건 다름아닌 로봇청소기다.

중국 로봇청소기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자, 국내 가전 양사 삼성과 LG는 AI를 소구포인트로 삼아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물걸레와 흡입 청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중국이 먼저 내놓은 만큼 1세대 제품부터 기술력으로 앞서기는 힘들지만, 보안을 앞세운 자사 AI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에서 다져온 '삼성 녹스(Knox)'를 비스포크 AI 스팀을 비롯해 AI 가전제품에 적용한다. 상호 연결된 삼성 기기는 블록체인 기술인 '녹스 매트릭스'를 통해 서로의 보안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로 인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또한 글로벌 인증 업체인 UL솔루션즈에서 사물인터넷(IoT) 보안 안정성을 검증받아 업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LG전자는 자사 보안 개발 프로세스인 LG SDL을 적용했다.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해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을 막는 방식이다. LG전자에 따르면 LG 로봇청소기인 로보킹 AI 올인원의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는 장애물 인식 및 감별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와 각종 소비자 관련 정보는 제품에 별도 저장되지 않는다.

가전까지 진보한 전자업계의 AI 양상은 AI홈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대표이사(부회장)가 자사 전제품에 AI를 적용하고, 엣지 AI 적용으로 AI홈을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데 이어, LG전자는 AI홈 핵심 허브와 AI에이전트 '퓨론'을 공개하기도 했다. 퓨론은 LLM 결합을 통해 AI홈을 위한 두뇌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편, 삼성과 LG 등 전자 기업들의 AI홈 구상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가시화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삼성의 AI홈 비전을, 조주완 LG전자 CEO는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AI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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