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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자체 AI칩' 개발 만전…패키지 기판 경쟁 '격랑속으로'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패키지기판. [ⓒ삼성전기]
패키지기판. [ⓒ삼성전기]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AI 칩의 필수 부품인 패키지 기판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의 패키지 기판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변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폭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마존(AWS),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자체 칩 개발을 통해 비용 절감과 기술 독립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의 자체 AI 칩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패키지 기판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라며 "그러나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확보해야 한다. 한국 업체들은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고성능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설명했다.

AWS는 트레이니움(Trainium)과 인퍼런시아(Inferentia)라는 자체 AI 칩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AI 연산 성능을 높이고 있다. 애플은 차세대 M 시리즈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AI 연산 성능을 강화한 독자 칩 설계를 진행 중이다. 구글 역시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통해 AI 워크로드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MS는 지난해 11월 연례 개발자 회의 '이그나이트 콘퍼런스'에서 자체 생산한 AI 칩 '마이아 100'과 컴퓨팅 작업용 중앙처리장치(CPU) '코발트 100'을 공개했다. 이외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AI 칩 자체 생산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AI 종합 기업'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지난해 11월 AI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주목되는 점은 AI 칩에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과 연산 처리에 지원하기 위한 고성능 패키지 기판이 필수적이라는 것. 패키지 기판은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며 데이터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AI 칩은 발열과 전력 소모가 많아, 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패키지 기판은 AI 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빅테크 기업들이 고성능 패키지 기판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공급처를 찾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LG이노텍 FC-BGA.
LG이노텍 FC-BGA.

글로벌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는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전통적인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이비덴(Ibiden)과 신코 전기(Shinko Electric)는 엔비디아, AMD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고성능 기판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Unimicron) 역시 AI 칩용 FC-BGA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비교적 후발주자로 평가받지만,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올해 신규 생산 라인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기는 고객사에 FC-BGA 기판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이노텍은 아직 관련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후발 주자로서 고성능 기판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패키지기판 시장은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이미 시장 선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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