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장보고서] 2나노 파운드리 경쟁 뛰어든 日…삼성전자 美 보조금 축소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 美 반도체 보조금 '47억 달러' 확정…테일러 공장 지연에 26%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보조금이 47억4500만 달러(약 6조9000억원)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당초 예비거래각서(PMT) 체결 당시 발표된 64억 달러(약 9조2000억원)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최종 확정하며, 이는 삼성의 텍사스주 반도체 생산 시설을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의 생태계로 전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이 동시에 진행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 오는 2030년까지 총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 계획은 370억 달러로 7.5% 줄어들었다. 테일러 공장의 지연과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총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자 유치 정책에 대한 비판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보조금 지급 속도가 빨라졌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기업에 대한 보조금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생산 공장 외에도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테일러 공장의 건설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대응 전략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론 'HBM 의존' 남일 아니다…공급 과잉 변수 올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고성능 HBM(High Bandwidth Memory)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PC와 모바일 등 범용 메모리 수요는 둔화하고, 고성능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HBM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지며 메모리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8일(현지 시각)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9~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은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풍향계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의 1분기 매출은 87억1000만달러(약 12조6600억원), 주당순이익(EPS)은 1.75달러로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2분기 가이던스(전망치)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업계 우려를 키웠다.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을 77억81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89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 또한 시장 예상치(1.92달러)보다 낮은 1.331.55달러로 전망됐다.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 전망 부진은 PC와 모바일, 전장용 반도체 등 범용 메모리 시장의 침체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현지 기업의 범용 메모리 물량 공세가 공급 과잉 상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반해 HBM은 AI 모델 훈련과 추론 작업에서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로 자리 잡으며, 메모리 업계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엔비디아의 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모두 HBM 생산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주목되는 점은 메모리 업계 빅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일제히 HBM 케파(CAPA⋅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3라인을 중심으로 기존 D램 생산 일부를 HBM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SK하이닉스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 청주 M15X 팹 증설을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싱가포르에 신규 공장을 설립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으로 전해진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HBM4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나설 전망이다.
日 파운드리 라피더스도 2nm 구축…엔비디아 구애 '삼파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2나노미터(㎚) 공정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만, 한국, 미국의 주요 업체들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2나노 공정 시장에 합류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2나노미터 수요가 해마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으로 고성능·고효율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전력 효율성과 연산 성능이 중요한 분야에서 2나노 공정의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나노 공정은 TSMC가 처음으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하는 공정으로, 기존 핀펫(FinFET) 기술을 대체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AA는 채널을 전 방향에서 감싸는 구조로, 전류 누설을 최소화하고 소자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다. 이를 통해 TSMC는 전력 효율성을 기존 3나노 대비 10~15% 개선하며,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의 대규모 주문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전해 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P3 라인에서 2나노 공정 양산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고,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차세대 GAA 기술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며, 주요 고객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2나노 공정인 Intel 20A를 건너뛰고, 1.8나노 공정인 Intel 18A로 바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RibbonFET 기술과 PowerVia 전력 공급 기술을 최적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ntel 18A 공정은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초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의 지원을 기반으로 2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라피더스는 IBM과 협력해 2나노 공정 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본 현지에 설립될 2나노 생산 라인은 2025년 하반기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ASML의 EUV 노광 장비를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양산 라인 구축 시점은 2027년으로 보고 있다.
라피더스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TSMC에 주로 의존하고 있지만,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 라피더스 등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사업 도돌이표·DDI 침체…시름 깊은 LX세미콘
LX세미콘이 이어지는 IT 전방 수요 둔화 및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높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매출 비중 해소를 위한 신사업 발굴도 2년여째 추진하고 있으나 마땅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LX세미콘이 차량용·가전용 신규 부품과 전력반도체(PMIC)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만큼, 관련 성과가 도출돼야만 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세미콘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948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51%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26.8%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 17.8%, 영업이익 4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X세미콘의 주요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DDI로,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88.9%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로 애플에 탑재되는 아이폰용 OLED DDI와 TV용 DDI 등을 공급하고 있다.
기존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에 공급되는 DDI를 독점 납품해왔다.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나온 범LG그룹 계열사인 만큼 관련 비중이 높았던 덕이다. 하지만 대만 노바텍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 공급망에 포함되면서 공급량이 줄게 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고금리와 수요 위축 동반에 따른 둔화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IT 전방 산업 수요 둔화와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DDI 물량 하락 및 가격 하방압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업체 등 경쟁 심화와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망 진입 지연, LG디스플레이 비중 감소 등이 이어진다면 내년 수익성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DDI를 대체할 캐시카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X세미콘 역시 사업 다각화를 위해 LG그룹 계열 분리 후 신사업 발굴을 지속하고 있지만, 어려운 시황과 진입장벽 등으로 인해 실적 가시화가 더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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