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대 그룹 총수 한자리…'침묵·굳은 표정' 속 재계 신년인사회

옥송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5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취재진의 질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모였다.

총수들은 올해 대내외 통상환경 악화로 인해 제기되는 경영 불확실성 타개법 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침묵과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신년 인사를 건넸던 예년과 달리, 탄핵 정국을 비롯해 국가애도기간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 시간인 오후 4시를 앞둔 3시17분경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시작으로 정재계 인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올해 방산 수주 전망"에 대해서는 침묵했으나, 신년 포부를 묻자 고개만 끄덕였다.

이어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말없이 행사장을 향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오늘 어떤 말씀 나누실 예정인지" 묻는 질의에 "들어가 봐야 안다"면서 신년 포부로는 "열심히 하겠다"고만 답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올해 두 배로 열심히 더 뛰어야한다. 경제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제계 최대 규모 신년 행사인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올해로 63회째를 맞았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과 국가애도기간 등 혼란한 정국을 이유로 주요 기업 총수 불참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기업 총수들이 빠짐없이 행사에 참여하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경제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새해 경영전략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했다. 전날 한종희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이 신년사를 전했으나, 이 회장의 신년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이행'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인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 진행됐다. 대한 상의는 "최근 비극적인 사건으로 경제계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경제계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계 인사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계·정부·정계·주한외교사절 등 사회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에서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자리했다. 정부 인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안덕근 산업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생, 도약, 성장, 희망, 혁신 등 11가지 새해 소망을 담은 등불을 밝히며, 올 한해를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매듭을 지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대한민국 경제를 향한 마음과 의지만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푸른 뱀의 해인 올해 2025년, 뱀이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듯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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