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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분기 영업익 8조" 최대 실적 쓴 SK하이닉스...레거시 축소·고성능 집중

배태용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SK하이닉스가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같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의 판매 확대와 수익성 중심의 운영 전략이 주효했다.

◆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최대 실적 달성 =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영업이익률 35%), 순이익 19조7969억원(순이익률 3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매출(44조6216억원) 대비 21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 역시 메모리 시장 호황기였던 2018년(20조8437억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4분기에 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영업이익률 41%)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15%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순이익도 8조65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재무 구조 개선에도 성공했다. 2024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14.2조원으로 늘리고, 차입금을 22.7조원으로 줄이며, 차입금 비율을 31%, 순차입금 비율을 12%로 낮췄다. 회사는 "수익성 중심의 투자와 효율적인 현금 흐름 관리가 실적 개선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그널을 주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와 고성능 제품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단연 HBM이다.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이 4분기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AI 메모리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주력 제품이 될 HBM4의 개발을 올해 완료하고, 고객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DDR5와 LPDDR5의 선단 공정 전환을 통해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지속할 계획이다.

HBM3E 16단.
HBM3E 16단.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HBM4 개발과 DDR5 전환은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AI 메모리 시장의 생태계를 주도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레거시 축소와 고부가가치 제품 강화 = SK하이닉스는 DDR4와 LPDDR4 같은 레거시 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고성능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김 CFO는 "레거시 제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약 20%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c 나노 공정을 적용한 DDR5 제품은 이전 세대 대비 28% 향상된 동작 속도(초당 9.2Gbps)와 9% 이상의 전력 효율 개선을 달성했다는 성과를 밝히며 차세대 공정에서의 양산 능력도 일정부분 검증됐다고 확인시켜줬다.

1c 나노는 공정 기술에서 세대별 미세 공정의 기준을 나타내는 용어로, 기존 1세대 나노(1a, 1b)에 이어 등장한 차세대 공정이다. 이 기술은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처리하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최적화된 특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 이천 M16팹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팹 [ⓒSK하이닉스]


향후 SK하이닉스는 1c 나노 공정을 차세대 HBM4E 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우수한 성능과 안정적인 초기 수요를 바탕으로 HBM4E와 같은 차세대 HBM 제품의 적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와 일반 메모리 수요가 디커플링되는 현상 속에서, AI 메모리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서버와 추론 작업에 최적화된 HBM과 고용량 D램 제품은 시장 수요를 이끌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회사는 "HBM과 DDR5의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며 수급이 타이트한 반면, DDR4와 LPDDR4 같은 레거시 제품은 수요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SK하이닉스는 제품 믹스를 재편하고, HBM3E와 HBM4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HBM3E 공급을 확대하고, HBM4를 개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DDR5와 LPDDR5의 생산을 첨단 공정으로 전환하며, 낸드 부문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운영 전략을 유지한다. 회사는 고객 수요에 맞춘 적시 공급과 선도 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김우현 CFO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의 투자 원칙을 유지하며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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