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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수요 부진' 성장통 겪은 양대 부품사…올해 전장·AI로 전화위복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삼성전기]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지난해 IT 수요 부진 속에서도 전장과 AI 서버 시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양사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매출 신기록을 세우거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갔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전방산업 침체라는 성장통도 겪었다. 올해는 전장·AI를 중심으로 사업 전환과 투자 확대를 통해 전화위복을 노릴 방침이다.

◆ 양대 부품사, 매출 신기록에도 수익성 고민 지속 = 삼성전기는 2024년 매출 10조2941억원, 영업이익 735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16%, 영업이익 11% 증가한 수치다.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서버용 FCBGA(고밀도 패키지 기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전장 시장 확대와 AI 서버의 고성능화 요구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매출이 EV 및 자율주행차의 수요 증가와 함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에서도 ARM CPU 및 서버용 FCBGA 공급이 성과를 냈다.

반면 LG이노텍은 매출 21조200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7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전기차와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한 6조6268억원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모바일 신제품 공급이 3분기에 집중되며 4분기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각각 IT 수요 둔화와 전방산업 침체라는 도전 과제를 안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미래 성장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올해 전장과 AI 서버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며 성장의 돌파구를 모색할 계획이다.

LG이노텍 구미 공장. [ⓒLG이노텍]
LG이노텍 구미 공장. [ⓒLG이노텍]


◆ 전장·AI 서버로 돌파구 모색…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투자 확대 = 양사는 전장과 AI 서버 시장에서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집중하며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전략이다. 삼성전기는 2025년 설비 투자(캐펙스) 계획을 구체화하며 전장용 MLCC 해외 캐파 증설과 차세대 기판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AI 서버와 전장 시장의 고성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와 패키지 기판, 전장용 카메라모듈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며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AI 서버와 전장 시장에서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사와의 협력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 핵심 부품과 반도체 기판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박지환 CFO는 "자율주행 핵심 부품인 차량용 센싱, 통신, 조명 등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FC-BGA를 중심으로 AI·반도체 부품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와 디지털 전환(DX)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생산 거점 재편, 고객사 맞춤형 기술 선제안을 통해 수익 창출력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수주잔고는 27% 증가한 13.6조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 역시 20% 증가한 3.9조원에 달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회사는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와 전장 시장에서 고성능,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양사가 전장과 AI 관련 기술 개발 및 투자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우위와 고객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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