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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클라우드’ 기간망 까는 KT…MS 아닌 KT의 경쟁력은?(종합)

글로벌 수준 역량 확보 기대…주도권 확보는 과제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KT 김영섭 대표.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KT 김영섭 대표.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의 기간망을 깔아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KT가 대한민국 ICT(정보통신기술) 혁신의 기반이 될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2.4조원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킨 KT는 AI·클라우드에서 합동법인(AX 전문기업) 설립을 통한 인재 공동육성 등 내실있는 협력으로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과제는 주도권 확보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겠다는 AI모델·클라우드 서비스는 KT의 야심찬 포부와 달리, MS의 기술력과 협력 필요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MS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도, MS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KT가 어떻게 주도권을 확보할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부족했다.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김영섭 대표와 주요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AICT 사업전략’ 간담회를 개최하고 통신 역량에 AI와 IT를 더한 ‘AICT 컴퍼니’를 향한 자사 사업전략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양사는 앞서 지난 6월 협약을 체결한 이후 긴밀한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형 AI 솔루션 개발 ▲한국형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AX(AI 전환) 전문기업 설립 ▲대한민국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R&D 역량 강화 ▲KT의 AICT 도약 등 5개 분야다.

KT는 많은 기업 중 MS와 협력하게 된 배경으로, 빅테크와의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음을 강조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과 규모의 고도화 싸움은 어느정도 일단락된 가운데, 이들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누가 먼저 자국의 특화된 AI모델을 출시할 수 있는가로 초점이 옮겨졌다는 것이다.

KT의 김영섭 대표는 MS와의 협력 배경을 설명하면서 “MS는 기업의 운영 및 경영 매커니즘을 제일 잘 아는 기업이자, AI 발전 촉진하는 역량과 기술 솔루션들도 거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원톱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

KT는 이날 크게 ‘AI’와 ‘클라우드’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MS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먼저, 클라우드에선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내년 1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보안이 강화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관리형서비스공급자(MSP)를 병행하는 ‘토털 클라우드 사업자’로 진화한다.

KT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은 “여러 제약 조건 탓에 아직까지 공공·금융 부문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은 제한적”이라며 “퍼블릭 클라우드로 넘어가지 못하면 세계적인 혁신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건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다들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와 관련해) 대기업 2~3곳과 금융권, 공공 쪽에서 검토하고 있다. 본인들이 목말랐던 부분을 충족시켜줬다는 평가"라며 "충족성 검토에 대한 부분이 남아있는데 이러한 부분 고려해 내년 1분기 전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AX 전문기업 설립에 따라 KT클라우드 역할이 위축된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KT는 오히려 성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구조개편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클라우드 최지웅 대표는 "MS와의 협력에 의해 (KT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게 아니라 역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본다"라며 "실제 저희 KT 클라우드와 협업하면서 지표가 상당부분 확장됐다. 기존에 있었던 서비스 포트폴리오 위에 (MS의) 애저(Azure)라는 신규 모델들이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겐 조금 더 많은 선택권을 드릴 수 있게 됐다"라며 "MS가 가지고 있는 DNA를 KT클라우드에 이식시켜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부분들, 그 다음엔 CSP 역량에 대한 부분들을 확장해 고객에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는 매출 확대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 KT 김영섭 대표,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
KT가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 기잔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 KT 김영섭 대표,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

AI 영역에선 한국의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는 한국형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출시한다. 우선 내년 상반기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한다.

기존 KT의 자체 소형언어모델(sLM) AI모델인 ‘믿음’과는 투트랙 전략을 가져간다. ‘믿음’을 통해 어떠한 데이터로 어떻게 학습했는지가 중요한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또 MS의 Phi(파이) 3.5에 한국의 DNA를 이식시킨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을 출시해 sLM 모델 라인업을 확대한다.

특히,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을 설립해 내년 1분기에 출범한다. MS와의 협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KT는 이 부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 대표는 "신설 법인은 KT의 자회사로서 KT가 가지고 있지 못한 전문 역량을 MS에서 충족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KT의 많은 인재들이 고도의 역량을 장착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인재를 길러내는 구조를 갖추지 않는다면 협력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하다. 글로벌 최고의 전문가가 우리한테 올 수 있도록 내실을 채우고, 생태계의 역량도 끌어올릴 기폭제 혹은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MS와의 협력을 통한 KT의 최종 목표는 AX(AI 전환) 토탈 기업이다. AX사업에서 5년간 누적 매출은 최대 4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한 KT의 목표는 글로벌 수준의 AX 역량을 축적하고 확보하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을 MS가 처음으로 공급하는 가운데, KT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김영섭 대표는 “MS와의 협력으로 최고의 AI·클라우드 역량을 갖추게 되면 KT는 대한민국의 기업·개인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맞춤형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KT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AI·클라우드 허브로 도약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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