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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커머스 성장 ‘쑥’…올해 ‘라방’ 격전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커머스 사업이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성장을 톡톡히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 올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양사 모두 ‘라이브커머스’에 힘을 실으면서 시장 선점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1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매출이 모두 6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지속되면서 광고·커머스 부문은 전년대비 순탄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부문 합산 매출은 4조7656억원이다. 카카오 톡비즈와 포털비즈 합산 매출은 2조1364억원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두 배가량 크다.

그러나 포털 기반으로 시작한 두 회사가 커머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선 공통적이다. 네이버 서치플랫폼과 커머스부문은 전년대비 각각 17.4%, 35.4% 증가했다. 성과형 광고 지속 성장과 브랜드스토어·쇼핑라이브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카카오 톡비즈 매출은 전년대비 43%, 포털비즈는 3% 늘었다. 광고 상품 간 매출 선순환 효과와 커머스 거래액이 증가한 결과다.
네이버 지난해 4분기 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은 40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9% 증가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건 출시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두 서비스는 출시 1년 반 만에 전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10%를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스마트스토어 월평균 신규 가입은 2만8000건으로 코로나19 발생 전 대비 높은 수준 유지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21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브랜드스토어는 전년대비 110% 성장하며 누적 거래액 1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쇼핑 라이브는 거래액 1억원 이상 라이브 수가 전 분기 대비 39% 늘었다”며 “커머스 매출은 국내 온라인 커머스 성장 둔화에도 전체 시장보다 더 높은 성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중장기 목표인 국내 시장점유율 30% 목표를 다시 언급하며 올해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버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 확장이다.

2020년 7월 출시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중소상공인(SME)들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강화를 위해 올해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별도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엔 라이브쇼핑에 10분 내외 ‘숏폼’ 형태를 접목한 라이브쇼핑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다.

올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된다. 한 대표는 “현재는 일본 셀러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서비스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마이스마트스토어는 라인 메신저 연계를 시작으로 야후재팬, Z홀딩스 사업과도 협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또한 커머스 부문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톡비즈 부문 매출은 47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늘었다. 톡비즈 부문은 비즈보드와 카카오톡채널, 이모티콘 등 광고형과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거래형으로 구성된다.

주력 사업인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9%, 연간으론 전년대비 42% 늘었다. 실물배송 선물 거래액도 증가해 전체 선물하기 중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비력이 높은 중장년층 선물하기 애용이 주문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지그재그 등커머스 직접거래액이 올해 1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진화할 것”이라며 “톡비즈 사업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커머스 사업 집중을 위해 지난해 카카오커머스를 본사로 흡수합병했다. 외형 확장 수단으론 네이버와 같이 ‘개방형’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 언급된다. 그간 카카오는 ‘카카오쇼핑라이브’에서 홈쇼핑과 유사하게 대형 브랜드 판매자 중심 폐쇄형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12월 카카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그립컴퍼니’에 투자해 약 50% 지분을 확보했다. 대형 브랜드를 시작으로 네이버처럼 판매자 누구나 ‘라방’을 진행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립컴퍼니는 이미 큐텐(일본 온라인 쇼핑 사이트)과 협업을 통해 일본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한 만큼 카카오 글로벌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네이버 역시 중소상공인 시작으로 브랜드스토어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소상공인들부터 대형 브랜드까지 누구나 쉽게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거래액으로만 보면 네이버가 25조원 이상으로 카카오보다 훨씬 크지만,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이 포털 아닌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게 된 점이 주목된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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