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보면 반값…OTT 새로운 요금제 전략 통할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대적인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디즈니플러스가 광고를 보면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영국의 대표 민영방송 ITV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이용 가능한 OTT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가격 장벽을 낮춰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각) 더 버지 등 외신매체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출시한다. 요금제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에서 디즈니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9900원으로, 광고를 포함한 요금제는 이보다 저렴할 것으로 관측된다.
광고 기반 요금제는 최근 여러 OTT에서 시도되고 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요금제를 광고가 포함된 에센셜과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두 가지로 구성했다. 에센셜 요금제는 월 4.99달러로, 프리미엄 요금제(9.99달러)의 반값 수준이다. HBO맥스도 광고 기반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 OTT다. 광고 있는 요금제는 9.99달러, 광고 없는 요금제는 14.99달러다. 영국 민영방송 ITV의 경우 유튜브와 같이 광고를 볼 경우 무료로 이용 가능한 OTT 출시를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 역시 당장은 관련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광고를 도입할 방법을 찾는다면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OTT에선 월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VOD를 시청 가능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모델은 OTT가 단시간 내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되기도 했다.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방송시장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OTT가 오히려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봤다. 복수 이용자가 많은 OTT 시장에서, 광고 기반이더라도 저렴한 가격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즈니플러스도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목표한 구독자 수인 2억60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사업자들 역시 광고를 넣을 경우 가입자들이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광고 기반의 요금제를 선택한 것은 진입장벽을 낮춰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 기반 요금제를 사용하다가 불편을 느낀 이용자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전제 하에 광고 없는 요금제로 변경할 것”이라며 “광고 자체의 수익을 기대하기 보단 비용 부담을 낮춰 진입시킨 뒤 고가 요금제로 이동시키려는 전략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관계자들은 국내에선 광고 기반 요금제를 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미 유튜브가 관련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OTT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서다.
OTT 업계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경우 무료로 제공하던 라이브 채널을 오히려 없애는 추세"라며 "월 구독료를 안내더라도 들어오는 이용자가 충분히 많고 광고 매출로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판단됐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를 끌어올 수 있을 만큼의 콘텐츠와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내 시장의 경우 플랫폼 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고 관련 시장을 이미 유튜브가 독점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광고 기반 요금제가 구독자 확보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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