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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왕좌’ 뺏는다…토종 OTT 3色 전략은?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토종-해외 기업 간 쟁탈전이 치열하다.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로 연일 흥행을 거두며 국내 시장에서 왕좌를 굳건히 한 가운데 올해는 토종 OTT들의 반격이 예고돼 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통해 구독자를 확대한다.

◆3사 오리지널 콘텐츠 키워드, 웨이브‘다양한 장르·티빙‘자본’·왓챠‘알고리즘’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7%로, 전년동기대비 5%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토종 OTT는 답보 상태다. 웨이브는 2020년보다 2%포인트 떨어진 19%로 2위를 유지했으며, ▲티빙 14%(2%포인트↑) ▲시즌 8%(2%포인트↓) ▲왓챠 6%(1%포인트↑)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디즈니와 애플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올해 토종 OTT가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 토종 OTT가 가장 먼저 내세운 전략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다. OTT사업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사례들을 통해 입증됐다. 넷플릭스가 2017년 ‘옥자’로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옥자 공개 직후 넷플릭스의 주간 접속자는 2배 가량 급증했다. 또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의 흥행으로 9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작비인 2140만 달러(약 253억)의 39배에 이르는 수치다.

2025년까지 1조원의 콘텐츠 투자를 선언한 웨이브는 올해 이용자에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웰메이드 콘텐츠 약 30여 편을 공개한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트레이서’로 드라마 맛집으로 거듭난 웨이브는 올 하반기 액션 드라마 ‘약한영웅’을 선보인다. 또 김영광과 이선빈의 완성도 높은 코믹 액션으로 주목받은 영화 '미션 파서블' 이후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미션 투 파서블'을 제작한다.

첫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도 도전한다. 하반기 조진웅과 김희애, 이수경 주연의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이 공개되며,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로 인기를 끈 네이버 웹툰 '용감한 시민'을 영화로 제작할 예정이다. 예능으로는 걸그룹 마마무의 성공 신화를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 '내가 하면 HIP', '엑소(EXO)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시즌3' 등을 공개한다.

왓챠는 올해 약 2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30개 국가에서 수집한 6억5000만개에 이르는 영화 평가 데이터가 왓챠가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왓챠는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이용자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면서도 참신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상반기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를 시작으로, 예능 ‘조인 마이 테이블’ ‘노키득존’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인사이드 리릭스’ 등을 선보인다. ‘최종병기 앨리스’을 포함한 다수의 드라마도 공개한다.

익스클루시브 라인업도 강화한다. ‘킬링 이브’ 시즌4와 함께 올해 최고의 디스토피아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는 ‘스테이션 일레븐’,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로맨스 사극 ‘춘정지란’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2500억원 규모의 외부투자를 유치한 티빙도 투자금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 상반기 이미 공개된 ‘내과 박원장’ 외에도 초자연 스릴러 ‘괴이’와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돼지의 왕’, 중년층의 성장과 방황을 그린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메가 히트 웹툰을 원작으로 한 ‘방과 후 전쟁’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유미의세포들’과 ‘술꾼도시여자들’이 시즌2로 돌아온다.

또 상반기 중 파라마운트 플러스관을 론칭하고, ‘CSI’ 시리즈,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영화 ‘트랜스포머’, ‘미션 임파서블’ 등 바이아컴CBS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2년 토종 OTT 기대되는 이유…플랫폼 확장+해외 진출

올해 토종 OTT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또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는 것 외에도 사업에서 여러 변화를 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토종 OTT는 해외 확장을 통해 반등을 꾀한다. 국내에선 가입자 증가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토종 OTT의 경우 가입자당 콘텐츠 수급 비용이 글로벌 OTT와 비교해 훨씬 높다보니 같은 금액에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구매해도 글로벌 OTT와 비교해 수익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티빙은 지난 10월 18일 독립법인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열린 ‘TVING CONNECT 2021’ 행사에서 해외 진출 계획을 밝혔다. 2022년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 미국 등 주요 거점 국가에서 K콘텐츠 열풍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OTT는 티빙만이 아니다. 웨이브 역시 해외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잠정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왓챠의 경우 다른 OTT들에 앞서 해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15년 왓챠피디아로 일본에 진출한 왓챠는 수년간 입지를 다진 이후 지난해 왓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다.

왓챠는 올해 플랫폼 확장에도 나선다. 왓챠는 최근 요금제 하나로 영상과 음악, 웹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왓챠 2.0’을 발표했다. 구독자의 콘텐츠 경험을 영상에서 웹툰·음악 등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왓챠 2.0’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생산·확보한 원천 지식재산권(IP)를 영상이나 웹툰으로 제작하고 NFT(대체불가토큰)화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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