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왓챠는 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할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22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는 '2022년 왓챠 미디어데이'를 열고 요금제 하나로 영상과 음악, 웹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왓챠 2.0’을 발표했다.
'왓챠 2.0'은 구독자의 콘텐츠 경험을 영상에서 웹툰·음악 등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왓챠가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을 꿈꾸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다음은 박태훈 왓챠 대표,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의 일문일답.
Q. 왓챠의 비전과 목표에서 다양성이 자주 언급된다. 왓챠에게 있어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A. (박태훈 대표) 왓챠를 창업할 당시 처음 가졌던 의문은, 사람들의 취향은 다 다른데 왜 모든 IT서비스들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정보를 전달하냐는 것이였다. 각 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잘 제공해준다면 훨씬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왔다. (다양성은) 비전에만 갇혀 있는 가치일 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 영화 시장은 대형 상업영화 블록버스터 위주의 시장으로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예를들면 2000년에는 봉준호 감독님이 플란더스의 개로 데뷔했었다. 그때만 해도 굉장히 많은 다양성이 있었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2022년에는 그 정도 규모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2022년에는 또 다른 봉준호가 굉장히 나오기 힘든 시장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저희는 이런 다양성을 산업계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술적인 가치가 높지만 사업적으로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그런 예술 영화들도 많이 수입하고 배급하고 각사의 독점으로 공급함으로써 이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신인들의 등용문과 같은 영화제와 공모전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영화제에 왓챠상이 신설돼 새로운 신인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을 받은 한 작품의 감독님과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연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 많은 다양성을 제공하면서 저희가 받은 사랑을 다시 시장에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왓챠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와 전략은.
A: (원지현 CCO) 확장 이유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면 앞서 콘텐츠 구독 비즈니스를 오래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깨달은 게 구독 잔존율(Retention)이라고 말씀드렸다. 구독 잔존율은 자주 감상하고, 많이 감상하는 것과 높은 상관성이 있다. 하지만 비디오콘텐츠는 자주 감상하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카테고리기도 하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 시청자가 릴렉스한 상태에서 집중해서 많이 보게 되는 콘텐츠에 속하기 때문이다. 반면 음악이나 웹툰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저관여 콘텐츠에 속한다. 이동 중, 업무 중 자투리 시간에 충분히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감상하게 하는 측면에선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왓챠2.0은 OTT플랫폼들이 지금까지 점유하지 못했던 시간을 점율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한 플랫폼에서 여러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신뢰성 있게 추천해주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추천 알고리즘 노하우 그리고 플랫폼 UX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봤다. 경쟁전략 측면에선 웹툰의 경우 유의미한 구독 모델이 등장했다는 것 그 자체가 시장에서 큰 파장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때문에 등장하기 못했던 여러 일상툰들이 생활툰들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구독 모델의 등장으로 다시금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음악의 경우도 영화와 웹툰의 연계성이 매우 극대화된 형태로 출시가 되는데 예를들어 내가 본 영화에 삽입된 곡들이 추천된다거나 혹은 분위기가 비슷한 곡들이 추천될 수도 있다. 혹은 웹툰과 음악이 마치 와인처럼 페어링되어 같이 감상하라고 추천될 수 있다. 이런 식의 새로운 감상 형태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시장에는 더 큰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OTT 출혈경쟁 속 왓챠의 전략은.
A. (박태훈 대표) 오늘 발표 드렸던 내용에서 어느정도 짐작을 하셨겠지만 많은 준비들하고 있다. 일단 많은 사업자들이 한국 글로벌 따지지 않고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업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 투자를 해 더 빠르게 선점하려는 의지로 보여지고, 글로벌 플랫폼들도 한국 콘텐츠를 이용해 글로벌 시장에 임팩트를 주고 있는 게 좋은 시그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약 1000만명 정도가 OTT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지금 유료방송 가입자는 3500만 가구. 그래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유료방송과 다르게 OTT는 한 사람이 여러개를 구독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미국에서는 가구당 4~5개의 OTT를 구독한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에서도 굉장히 많은 수의 구독이 일어날 것이라고 사업자들이 예측해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고 본다. 저희는 영상 콘텐츠 뿐 아니라 음악과 웹툰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 저희의 강점인 개인화 추천를 기반으로 소비를 더 강화시킬 수 있는 좋은 포지션으로 디자인을 해보려고 한다.
Q. 일본에서 사업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추가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해외지역은 어디인지 알려달라.
A: (박태훈 대표) 어려움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점들도 많지만 다른 점들도 많다. 일본의 경우 해외 사업체에 대한 대척하는 분위기 있어 계약을 따내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기반이 다져진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다른 국가 론칭에 대해선 동남아 국가를 후보군으로 생각 중이었는데 최근엔 미나리·오징어게임·기생충 이후 기류가 많이 달라져 꼭 아시아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에 진지하게 다시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Q. 기업공개(IPO) 시기를 언제쯤 예상하시는지 알려달라.
A:(박태훈 대표) IPO는 상장 주관사를 선임하고, 주관사와 함께 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시기를 골라야 하는데 확저오디지는 않았다. 아마 빠르면 올해 중 상장이 간으한 것 같다. 프리IPO 라운드도 일부 진행했고 나머지는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확정된 것은 없다.
Q. 올해 콘텐츠 투자 예상 금액과, 이를 위한 자금 확보는 어떻게 이뤄지는 지 알려달라.
A:(박태훈 대표) 큰 돈을 부어서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사실은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흥행공식은 플랫폼이 TV와 극장일 때 먹히던 방식이기도 하다. OTT는 사실 이런 기존의 공식이나 질서들이 많이 붕괴되고 효율성을 동시에 꼼꼼히 따져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결국 이제 흥행이라는 것이 팬덤을 얼마나 공고하게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 부분에서 왓챠는 경쟁력 있게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작은 규모의 작품만 할 수 없기 때문에 수년간 수천억원의 비용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상장을 하면서 조달하는 비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 없어서 왓챠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다.
Q. 여러번 인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인수합병 가능성은?
A: (박태훈 대표) 실제로 많은 제안을 받았었다. 그때마다 비전과 목표를 잘 달성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잘해왔던 것 같고 지금도 여전히 저희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Q. 지난해 매출과 향후 매출 성장에 대한 전망치를 알려달라.
A: (박태훈 대표) 지난해 매출 연결기준 723억원 정도다. 2020년 대비 82%정도 늘었다. 올해는 예측지가 있기는 하지만 왓챠2.0 요금제가 나오고 나서 데이터가 쌓여야 정교하게 예측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이 자리에서 정확한 숫자를 말씀드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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