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종합] LG화학, "LG엔솔·양극재 선전" 3분기 호조…'분리막'사업도 북미 진출 타진

김도현

- 첨단소재 영업이익, 처음으로 석유화학 넘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화학이 전기차 산업 성장세에 힘입어 호성적을 거뒀다. 기존 주력이던 석유화학 분야 부진을 상쇄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해결 과제다.

31일 LG화학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액 14조1777억원 영업이익 90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15.8% 전년동기대비 33.8%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6% 전년동기대비 23.9% 상승했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석유화학 시장 다운사이클이 본격화했으나 첨단소재 및 LG에너지솔루션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 (연결기준으로) 전기대비 매츨이 증가했다”며 “석유화학은 4분기 저점으로 이후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첨단소재사업부가 석유화학사업부 영업이익을 상회한 점이다. 각각 매출은 2조5820억원, 5조4930억원으로 석유화학이 높았으나 영업이익은 4160억원, 930억원으로 반비례했다. 업황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16.1%와 1.7%로 나타난 것이 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대표 제품인 에틸렌 가동률이 올해 80% 수준으로 가동 조정이 있었다.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이 높아 조심스러우나 현재 유가 상황, 수요 수준 등 고려하면 내년 추가적인 악화는 제한적이고 상반기부터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공장 정기 보수 작업은 이어진다. 3분기와 4분기 비용을 합산하면 1800억원의 손익 감소 효과가 예상된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전지재료가 69% 비중을 차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원재료인 메탈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과 출하량 확대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보기술(IT) 및 반도체 소재가 부진했음에도 좋은 실적을 낸 비결이다.

올 4분기도 실적은 주춤할 전망이다. 차 부사장은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로 양극재 판가도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1~2분기와 같은 특별한 수익률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전기차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이익을 증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양극재 공장 설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LG화학은 “북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부지와 물량 보증, 판가 등 세부 사항을 수립 중”이라며 “IRA 발효로 현지화 수요가 늘어서 북미 투자 규모는 기존 계획 대비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가 정부로부터 미국 투자에 대해 불허 통보를 받았다. 이에 LG화학은 “경쟁사는 북미 업체와의 JV를 통해 진출하려다 보니 기술 보안 이슈에 걸렸다. 우리는 단독 진출을 추진하고 보안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영향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일본 도레이와 설립한 합작사(JV)를 통해 영위 중인 분리막 사업도 북미 진출을 고려한다. LG화학은 “분리막 분야 특성상 매출 대비 투자비가 많다.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위해 높은 가동률이 중요하다”며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북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현지 진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 전략은 증설 시 고객과 사전 협의 통해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달성했다. 유럽 및 북미 고객사 수요 개선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증가 등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찍었다. 메탈 가격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도 호재였다.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이나 LG화학으로서는 사업 다각화가 시급해졌다. 전체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이 50%를 상회한 만큼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신사업의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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