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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세계 노동인구 25%, 기후변화로 일자리 위협”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세계 노동자 4명 중 1명은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전환 정책으로 인해 고용 불안정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원만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취약한 산업 종사자 대상 지원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컨설팅 기업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탄소중립 시대의 일자리’ 국제 보고서 국문본을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딜로이트 경제연구소는 기후변화 대책 성공 여부는 산업 및 근로자를 어떻게 보호하는가에 따라 평가된다고 봤다. 이에 기후변화 및 탈탄소 정책에 취약한 노동 인력을 파악하기 위해 ‘일자리 취약성 지수(Job Vulnerability Index, 이하 취약성 지수)’를 구축했다. 취약성 지수에는 각 국가에서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전환에 취약한 산업 종사자 비율이 반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노동 인구 4분의1에 해당하는 약 8억개 이상 일자리가 극단적인 기후 현상과 경제적 전환 영향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 지역 근로자 약 40%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업군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향후 10년간 과감한 기후 대응 및 공정 전환을 시도할 경우 세계 모든 지역 경제 성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대응과 공정 전환이 전세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현장직 및 생산직 블루칼라(Blue Collar) 인력이 사무직, 전문직 중심 화이트칼라(White Collar) 등장으로 이어졌듯, 탄소중립 전환과 함께 새로운 근로자 집단인 ‘그린칼라’(Green Collar)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그린칼라 인력 정체성에 주목하고, 그린칼라 육성을 위해 정부가 가져야 하는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탈탄소 전환하면 추가 일자리 창출 가능해”=보고서는 탄소중립을 통한 탈탄소 사회 전환에 성공할 경우 국제 경제는 성장과 추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경제구조전환에 성공하면 오는 2050년까지 ’공정한 전환’을 통해 3억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1억8000만개, 아프리카에서는 7500만개, 유럽대륙은 2100만개, 미주대륙은 260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경제구조 전환에 있어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능동적인 전환을 지원할 경우 탄소중립 자체가 신속하게 달성되는 한편, 새로운 산업에서 일자리 창출이 더 원만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근로자에게 전가되는 전환 비용이 최소화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에 따른 경제구조전환 시대에 새로운 유형의 일을 수행하는 그린칼라 인력이 등장할 것이라 분석했다.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새로 생겨나는 그린칼라 인력 중 일부 직업군은 상대적으로 탈탄소 트랜드로 인한 수혜를 받게 된다. 반면, 나머지 직업군은 기후변화 및 경제적 구조 전환이 계획 없이 이뤄졌을 때 피해를 볼 수가 있어 정부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중단기적으로 필요한 직업군 80%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대부분 기존 근로자가 그린칼라가 되기 위해 완전한 재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현장 훈련과 같은 추가 교육을 받고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체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필요=딜로이트 경제연구소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엄격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투자 결정에 도움을 주고, 탄소중립 경제전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탄소중립 경제전환으로 출현한 새로운 산업을 위한 ‘시스템 접근법’ 사용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스템 접근법은 경제적 목표를 종합적으로 설계하거나 자금을 지원해 ▲정부 ▲산업기관 ▲기업 ▲연구·교육 기관 간 맞춤형 협력을 끌어내는 접근법이다.

아울러 공정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경력 개발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필리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필리핀은 ‘청정일자리법안’ 등을 통해 근로자에 대한 녹색경제 기술을 전파하고, 경제적 부가가치 및 일자리를 창출했다.

백인규 한국 딜로이트 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센터장은 “탄소중립 시대로 경제전환에 성공하려면 기존 일자리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며, 그린칼라를 중심으로 하는 입체적인 변화가 절실하다”며 “정부는 경제구조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고, 그린칼라 육성 및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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